서비스연맹, '최저임금 서비스노동자 실태조사' 발표

[뉴스클레임]
고물가 고공행진이 끝나지 않는 요즘이다. 아무리 지출을 줄여도 지갑과 통장에 남는 게 없다. 경제가 성장하고 그에 따라 물가가 오르지만, 노동자들의 임금은 그만큼 오르지 않는다. 그런 만큼 최저임금 인상이 더욱 중요해진다.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가 한창이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달 21일 첫 회의를 시작으로 2025년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논의를 본격화했다.
저임금노동자들은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기 위해 최저임금 인상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한다. 단순한 억지일까? 아니다. 지금 최저임금으로는 한 사람이 살아가기에도 턱없이 부족하다. 나라에서는 출산율을 운운하며 결혼하고 아이를 낳으라고 닦달하지만, 어떻게 이 임금으로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키우겠나. 당장 먹고 살기도 힘들어 노후를 준비할 여력도 없는데. 최저임금 노동자들이 사람답게 살 수 있도록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하지 않고선 사실상 불가능한 이야기다.
실제 최저임금 수준의 임금을 받는 서비스업 노동자 10명 중 7명은 낮은 최저임금 인상 폭으로 인해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비스연맹이 지난달 8일부터 14일까지 마트·요양보호사·학교비정규직 등 서비스노동자 238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최저임금 서비스노동자 실태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응답자들의 월평균 세후 소득은 201만원에 그쳤다. 이는 2024년 최저임금 세전 소득 206만740원보다 5만원 더 적다.
응답자의 7607%는 일한 기간이 5년 이상이나 월평균 세후 소득이 201만원으로 세전 최저임금 수준에도 미달하고 있었다. 최저임금 노동자들의 노동 숙련도와 근속에 대한 보상이 거의 이뤄지고 있지 않은 것.
지난해 대비 가정경제 상황에 대해선 82.1%가 '더 힘들어졌다'고 답했다. 최저임금 노동자 대부분이 지난해보다 가정 경제가 더욱 어려워졌다고 인식하고 잇었다.
올해 월급의 경우 '최저임금만큼 올랐다'라는 응답은 53.7%, '최저임금보다 적게 올랐다'는 응답은 29.2%였다. 최저임금 인상률보다 적거나 또는 동일 수준으로 오른 비율은 82.9%였다.
이를 통해선 최저임금 수준 결정이 최저임금 당사자들의 임금인상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특히 응답자 62.8%는 '최저임금이 올랐지만 경제생활이 더 악화됐다'고 말했다. 이는 2024년 최저임금 인상폭 2.5%보다 소비자물가 상승폭 3.6%이 더 컸기 때문으로 보인다.
80.6%는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기준에 있어 물가상승을 반영해야 한다'고 답했다.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에서 우려되는 요인으로는 '최저임금 인상을 최소화 하려는 정부'가 35.3%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최저임금 차등 적용 거론'(23.5%), '윤석열 정부가 임명한 공익위원들이 결정하는 문제'(22.3%), '경제단체의 최저임금 인상반대'(18.9% ) 순으로 나타났다.
현재 노동계가 최저임금 협상에서 제시한 시급은 1만2000원이다. 월급으로는 250만8000원이다. 62.5%는 이 시급과 월급이 적절하다고 답했다. 24.1%는 부족한 요구안이라고 말했다.
노후와 관련해선 전체 응답자의 93.2%가 '노후가 불안하다'고 답했다. 70.4%는 '노후준비 필요성을 느끼지만 준비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후준비를 못하고 있는 이들의 96.9%는 이유로 '경제적 여건이 되지 않아서'라고 말했다.
서비스연맹은 "올해 최저임금 인상 수준으로는 높은 물가인상을 따라가지 못해 최저임금 노동자들이 생활이 힘들다고 이야기한다"며 "최저임금 노동자들이 사람답게 살 수 있도록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해야 한다. 10년을 일해도, 20년을 일해도 최저임금만큼만 임금이 인상되는 노동자들의 절박한 요구를 최저임금위원회가 외면해선 안 된다"고 촉구했다.
현장 노동자들도 "250만원 정도만 돼도 숨통을 틔울 수 있을 것 같다. 꼭 250만원 정도로 오르길 간절히 바란다"고 거듭 호소했다.
내년 정년퇴직을 앞둔 중학교 환경미화 노동자 김선영씨는 "불안한 노후를 대비하기 위해 지금 하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 모든 것을 포기하고 살아가야 하는 것이 서글프다. 최저임금 노동자들은 조금이라도 사람답게 살 수 있는 모든 것을 포기해야 노후 준비가 가능하다"며 "크게 바라지도 않는다. 노후 준비를 하더라도 지금 이 시간을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월급 정도로 올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