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에서는 ‘사과 영상’이 마치 '챌린지'처럼 이어지고 있다. 논란에 휩싸였던 유명인들은 사과한다는 핑계로 카메라 앞에 서서 고개를 숙이곤 한다.

특징적인 건 사과 영상의 상당수가 정해진 틀이라도 있는 것 마냥 유사한 형식으로 이뤄졌다는 점이다. 나락으로 떨어진 자신의 처지를 드러낼 수 있는 비좁은 공간이나 차분한 배경을 뒤로 한 채 검은색, 회색 옷을 입고 논란에 대해 사과한다. 제목에는 ‘해명합니다’, ‘이제서야’, ‘조심스럽게’ 등이 들어간다.

하지만 사과의 대상인 대중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사과를 하는 것인지, 사과를 핑계 삼아 조회수를 올려 돈을 벌어먹으려는 것인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이제껏 조용히 있다가 논란이 커지고 나서야 사과를 하는 모습이 보여주기식 제스처라는 비판도 쏟아낸다.

부모의 ‘빚투’ 논란으로 활동을 중단했던 가수 마이크로닷도 마찬가지다. 그는 지난 5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이제서야 조심스레 말을 꺼내봅니다(부모님의 빚투 사건과정)’란 영상을 게시했다. 여느 유튜버처럼 차분한 옷을 입은 마이크로닷은 “2년 만에 처음으로 저의 이야기를 부족하게나마 나눌 기회가 생겼다. 부모님의 사건 가운데 나왔던 많은 말들 중 어떤 부분이 사실이 아니었는지, 그 과정들을 짧지만 조금이나마 말을 꺼내보려 한다”고 말했다.

물론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사과 방식이겠지만 “저의 새로운 음원이 대략 2주전, 9월 25일에 공개됐습니다”라고 시작한 영상 설명은 사과를 빙자한 음원 홍보 영상으로 보일 뿐이다. ‘빚투 사건 과정’이라는 제목과는 달리 빈 껍질만 들어있는 영상에 대중들은 “살아온 이야기를 궁금해 하는 게 아니다”, “돈을 모두 갚았느냐가 중요한 것이지, 근황을 알고 싶진 않다”며 비판을 쏟아냈다.

중요한 내용 하나 없이 핑계 가득한 영상은 오히려 독이 됐다. 등 돌린 여론을 다시 돌려세우기는커녕 더 멀어지게 만들었다. 제목처럼 ‘부모님의 빚투 사건과정’을 말하고 싶었더라면 원룸으로 이사 가고 차를 팔았다는 내용 대신 채무 변재 상황에 대해 더 자세히 풀었어야 하는 게 아닐까.

사진=마이크로닷 SNS
사진=마이크로닷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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