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 운동을 폄훼한 게 절대 아니라는 해명에도 JTBC 드라마 ‘설강화’를 둘러싼 논란의 열기가 식지 않고 있다. 제작진은 방송 전 드라마 내용과 인물 설정 등을 일부 공개하는 초강수까지 뒀지만, 시청자들은 입장문에 하나하나 반박하며 폐지 촉구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JTBC ‘시청자의회’ 시청자 게시판에는 드라마 폐지, 촬영분 폐기를 요구하는 항의 글이 빗발치고 있다.
특히 제작진의 2차 해명문을 반박한 한 시청자의 글은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됐다.
작성자는 “1987년도 대학생이라면 민주화 운동을 나가지 않은 대학생이 없다. 그런데 작중 대학생이 민주화 운동을 주도하지 않는다? 해방이화에서 따온 해방호수와 1987년을 배경하는 한 것에 대해 해명해달라”고 주장했다.
그는 “1987년 대선은 6월 민주항쟁의 결실이었다. 비록 결과가 처참했을지언정 피땀눈물로 이뤄낸 첫 직선제 대선이다. 두 사건은 분리해 민주화 운동을 지운다는 것 자체가 민주화 운동 폄훼다”라고 지적했다.
작성자는 “1987년 배경에 남파 공작원, 즉 간첩이 등장하는 것조차 불쾌하다”며 “안기부를 국내와 해외 파트로 나눠 생각하는 창작력이 놀라울 뿐이다. 팀장 직책이란 사람이 서사를 가지는 것 자체가 미화이며 안기부에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 대한 2차 가해다”라고 비판했다.
문제가 된 인물 이름에 대해선 “천영초 선생님과 무관하다고 한 인물에게 왜 처음엔 영초라는 이름을 부여한 것인가. 우연이라 하기엔 꺼림칙하고, 의도라면 ‘창작’이라는 이름으로 2차 가해를 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창작의 자유는 중요하지만 여기엔 책임도 따른다. 그 누구도 한국의 민주화 역사를 왜곡하고 폄하할 자유를 주지 않았다”며 “역사를 왜곡해 돈을 벌 바에 지금 폐지하라”고 촉구했다.
JTBC 사옥 앞에선 ‘설강화’ 폐지를 촉구하는 트럭 시위가 진행되고 있다.
이날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설강화 트럭시위’라는 제목의 글과 사진이 게재됐다.
사진 속에는 JTBC 사옥 앞 전광판을 설치한 트럭의 모습이 담겨 있다. 트럭 시위를 주최한 누리꾼들은 “창작자는 역사를 기반으로 창작을 개시하는 순간부터 실존 인물을 존중해야 한다”며 “역사적 사실은 개인의 소유물이 아니라 다수의 인권을 대변하는 문화유산임을 명심하고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외에 드라마 폐지를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 청원이 빠른 시간 안에 15만명을 돌파했다.
2차 해명문에도 항의가 커지는 가운데 ‘설강화’가 시청자들의 요구대로 폐지의 길을 걸을지, ‘방송 강행’ 길을 갈지 관심이 집중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