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붙이고, 갈등 해결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인수위)가 하고 있다. 인수위는 최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과 직접 만나 심도 있는 과제 이행을 약속하는 한편 출근길 시민 불편을 위해 지하철 시위를 풀어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전장연은 지난달 30일 출근길 지하철 승하차 시위를 중단했다. 다만 매일 아침 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서 삭발식을 진행하며 장애인의 날인 4월 20일까지 인수위의 답변을 요구하고 있다.
서로가 한발씩 물러났지만 이준석 대표는 장애인 비하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3일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방송 내 ‘이준석의 혐오정치’라는 제목 등이 캡처된 이미지를 올리며 “사람마다 혐오를 규정하는 기준은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는 “내 발언을 문제 삼는 것은 정말 열심히 문제 삼을 발언 찾아보다가 실패한 걸 자인하는 것”이라며 “저 표현들이 문제인 건가, 저 표현을 장애인 단체에는 쓰면 안 된다는 건가”라고 반문했다.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도 시민이기에 불편을 준 단체의 시위를 비판할 수는 있다. 약자의 외침에 귀 기울이는 태도가 동시에 갖춰져 있다는 전제 하에 말이다. 그러나 이준석 대표는 정치의 책임과 의무마저 방기하고 ‘볼모’, ‘비문명적 태도’ 등의 혐오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소수의 투쟁으로 다수가 피해를 보고 있다는 주장과 함께 말이다.
같은 당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도 국민통합을 주장하며 나서는 마당에, 당 대표라는 사람이 억울함을 한껏 드러내며 사사건건 갈라치기와 혐오발언을 일삼고 있다. 나경원 전 대표가 나서서 이 대표를 비판하고 시각장애인인 당소속 김예지 의원이 전장연 시위 현장을 찾아 무릎 꿇고 사과했으나 ‘사회적 약자를 외면하고 갈라치기에 앞장서는 국민의힘’이라는 이미지만 강화되고 있다.
그럼에도 이준석 대표는 혐오의 공을 연일 쏘아 올리고 있다. 마치 장애인단체의 기만 죽이면 이 잡음은 끝날 것이라고 여기는 듯한 태도다. 같은 편의 비판과 사과에도 갈등을 부추기고 혐오를 일삼는 그의 행태가 무지하고 경우가 없어 자중하고 반성하라는 말조차 아까울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