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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리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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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시내의 어떤 특급호텔에서 파는 ‘애플망고빙수’ 가격이 9만6000원이나 된다는 보도다. 거의 10만 원이다. 이 호텔은 빙수값을 작년 한 그릇에 6만8000원에서 올해는 9만6000원으로 41.2%나 올렸다고 한다.

또 어떤 호텔의 ‘애플망고빙수’ 가격을 작년 6만 원에서 올해는 8만8000원으로 46.7% 인상했다는 소식이다. 제주산 최상품 애플망고가 통째로 들어간 프리미엄 빙수라고 했다.

그런데, 지난달 푸드테크기업 식신이 분석한 결과 월급쟁이들의 점심값은 평균 8537원이라고 했다. 2020년의 7567원보다 12.8% 오른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같이 점심값 부담이 커지면서 런치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월급쟁이들은 조금이라도 가격이 싼 곳을 찾아다니는 ’런치노마드‘가 되고 있다.

평범한 월급쟁이는 점심을 먹고 나서 커피 한 잔을 마시기도 껄끄러워졌다. 그래서 ‘커피플레이션’이다.

이렇게 빠듯한데, 특급호텔 빙수는 서민 기를 죽이고 있다. 빙수값이 9만6000원이면 점심값 8537원의 11.2배다. 주 5일 근무를 감안하면, 서민 월급쟁이는 꼬박 2주일 동안의 점심값을 모아야 간신히 그 빙수 한 그릇을 맛볼 수 있을 정도다.

호텔 측에서 서민들 주머니사정을 고려, 분량을 대폭 줄인 ‘미니빙수’로 나눠서 판다고 해도 감히 맛보기 어려울 빙수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따라서 서민들은 얼음물이나 마시며 호텔 빙수 맛을 상상이나 해볼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작년 이맘때, 경기도농업기술원은 농촌진흥청의 2010∼2019년 소비자패널 조사자료 가운데 경기도·서울시·인천시 등 수도권 742가구의 과일 소비 트렌드를 분석했다.

그 결과 수도권 가구는 과일을 연평균 47회, 35만7000원어치를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과 8만 원, 포도 5만4000원, 복숭아 4만3000원, 배 2만9000원 등이라고 했다.

연간 지출하는 과일값 35만7000원을 월평균으로 계산하면 2만9750원이다. 9만6000원짜리 ‘애플망고’ 빙수는 한 달 과일값의 3.2배나 되었다.

‘애플망고’라는 것을 맛보려면 석 달 동안 과일을 끊어야 가능할 판이다. 서민들은 애플망고라는 게 어떻게 생긴 과일인지 궁금해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후 첫 ‘외식’으로 지난 5월 서울 용산청사 인근 국수집을 찾았다는 소식이 있었다. 이곳에서 5000원짜리 국수와 3000원짜리 김밥을 주문했다고 했다. 합치면 8000원이었다.

9만6000원인 빙수값은 대통령 점심값의 12배나 되었다. 좀 비싸다는 얘기를 들을 만했다.

그런데도 이 빙수를 즐기려면 주말에는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 정도라는 보도다. 사진을 SNS에 올리기 위한 ‘과시용’, 또는 이른바 ‘소확행’을 즐기기 위한 것이라는 등의 해석이다.

그렇더라도, 줄을 다시 한 번 서서 차례를 또 기다리기는 아무래도 부담스러울 것이다. 치킨값이 올라서 ‘노 치킨 운동’을 하겠다는 게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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