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 이순신 동상 앞에서 열린 ‘924기후정의행진 행동계획 발표 기자회견’. 사진=기후위기 기독교 비상행동
24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 이순신 동상 앞에서 열린 ‘924기후정의행진 행동계획 발표 기자회견’. 사진=기후위기 기독교 비상행동

[뉴스클레임] 올 여름은 참으로 희한했다. 이 좁은 땅덩어리에 너무나도 상반된 날씨가 존재할 수 있는지, 의문과 두려움이 동시에 들었다. 1년 전만 해도 이 정도까진 아니었는데, 갑작스러운 폭우로 피해가 넘쳐나는 중부지방과 달리 남부지방은 가뭄에 속앓이를 해야 했다. 

그때마다 나오는 걱정은 ‘기후위기’, ‘기후재난’이었다. 사실 기후위기는 한순간에 모두를 멈추게 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부터 나온 말이다. 코로나19로 기후변화, 플라스틱 등 지구를 위협하는 환경 문제에 대한 높아졌다. 실제 서울연구원이 지난 2020년 9월 8일부터 15일간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64.1%가 코로나19가 종식되도 ‘기후위기 및 환경오염에 대한 관심증대’는 유지될 것이라고 답했다. 

기후위기의 우려는 사회 불평등으로 확산됐다. 지난 8일과 9일 수도권과 강원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쏟아진 폭우가 그 원인이다. 당시 기록적인 폭우로 곳곳에선 침수와 고립 등 크고 작은 피해가 잇따랐다. 말 그대로 ‘크고 작은’ 피해다. 누군가는 외제차 침수로 끝났지만, 다른 누군가는 반지하 집에서 살다가 죽었다. 일반적으로 ‘크고 작은’ 피해라고 표현하지만, 기후위기가 안 그래도 불평등한 우리 사회를 더욱 파괴적으로 갈라놓을 수 있음을 목도한 순간들이었다.

환경단체들이 말한 바와 같이 우리들은 기후변화, 기후위기를 지나 기후재난의 한복판에서 살아가고 있다, 일상이 된 폭염, 가뭄, 홍수 앞에서 공포를 느끼고 절망한다. 사람을 가리지 않고 찾아오는 기후위기에 혹여나 내가 재난 앞에 생사가 갈리는 무리에 속할까봐 걱정하게 된다. 이 와중에 있는 자들은 기후위기를 새로운 돈벌이의 기회로 여기고 있다. 기업의 파괴적 이윤추구가 기후재난의 원인 중 하나임을 분명히 알지만, 자본의 권력 앞에서 무릎 꿇을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그렇다고 체념할 건 없다. 기후재난과 위기 앞에 두려움이 들지만 이를 헤쳐나갈 방향과 대안은 많다. 

지난 24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전국 230여개 노동·시민·환경 단체들이 모였다. 이들은 온실가스 주요 배출원인 화석연료 생산과 유통·소비를 조속히 중단하고, 불평등을 끝장냄으로써 기후위기를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윤석열 정부를 향해선 기후재난으로부터 시민들을 보호할 자신의 의무와 소임을 다할 것을 촉구했다.

기후재난을 헤쳐나가기 위한 시작으로는 막대한 온실가스 배출 책임이 있는 자본 권력에 적정한 책임을 부과하고, 정부가 불평등한 체제를 종식하도록 하는 기후정의행동이 진행된다. 노동·시민·환경 단체들은 내달 19일부터 23일까지를 ‘9월 기후정의주간’으로 정하고 24일 정부와 기업에 긴급한 기후행동을 촉구하는 ‘924 기후정의행진’를 진행한다고 예고했다. 광화문 거리에서 울려 퍼지게 될 ‘기후정의’가 기후위기를 극복하고 불평등한 체제를 넘어서 모두가 평등하고 존엄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세계를 만들어지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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