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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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클레임]   '목민심서'에 나오는 얘기다.

“백성 위에 있는 사람은 그 동정 하나 하나뿐 아니라, 말하고 말하지 않는 것 하나 하나를 아랫사람이 모두 살피고 탐색한다. 그래서 방에서 문으로, 문에서 읍으로, 읍에서 온 나라 안에 퍼지게 된다. 군자는 집안에 거처할 때도 말을 삼가야 하거늘 하물며 관직에 있을 때에야.… 심부름하는 아이가 어리고 시중드는 노비가 아무리 어리석어도 여러 해 동안 관청에 있으면 백 번 단련된 쇠 같아서 모두 기민하고 영리하다. 엿보고 살피는 것이 귀신같다. 관청 문을 나서면 세세한 것도 모두 누설시킨다.…”

‘목민심서’에 나오는 얘기다. 다산 정약용은 귀양살이를 하면서 이런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밝혔다.

정약용은 따라서 ‘무다언(毋多言)하고 무폭노(毋暴怒)’하라고 했다. 말을 많이 하지 말고, 갑자기 성을 내지도 말라는 것이다.

심지어는 잠꼬대도 조심할 필요가 있다. 김개라는 사람이 명종 때 실력자 윤원형에게 누에고치 200섬을 상납하면서 벼슬자리를 부탁했다. 두둑한 상납에 느긋해진 윤원형은 낮술을 한 잔 걸치고 낮잠을 자다가 잠꼬대를 했다.

“이번 빈 고을에는…”

옆에서 지키고 있던 관리는 ‘빈 고을’을 ‘비인(庇仁)’이라는 지명으로 착각했다. 비인 사또를 바꾸라는 말로 알아들었다.

“누구를 쓰겠습니까.”

윤원형은 얼핏 떠오르는 게 뇌물로 받은 ‘고치’밖에 없었다. 잠결에 “고치, 고치…”라고만 말했다.

관리는 공무원 명부를 뒤져보았다. ‘고치“라는 정말로 제주 사람이 있었다.

관리는 그 ’고치‘를 비인 사또로 임명한다고 발표해 버렸다. 김개는 뇌물을 바치고도 엉뚱한 사람에게 벼슬을 빼앗긴 셈이 되고 말았다.

지금 정치판의 막말과 욕설이 ‘방에서 문으로, 문에서 읍으로, 읍에서 온 나라로’ 퍼지고 있다.

▲혀 깨물고 죽지. 잘된 발언이다. 왜 ▲맛이 갔는지 제정신 아니다 ▲가르치려고 들지 말라 ▲니나 가만히 계세요 ▲뭐 하는 거야 건방지게 ▲개나 줘버리라고요 ▲버르장머리 없잖아 ▲청력테스트, 국어테스트로 언제까지 국민을 우롱할 참이냐▲사과 같은 소리하고 있어 ▲착하게 좀 사세요 ▲왜 이렇게 질척거리나 ▲억지 쓰지 말라 ▲동종교배 ▲김일성주의자.…

대충 이랬다. ‘소통’이라는 것과는 아예 담을 쌓고 있었다.

전파를 타고 ‘해외토픽’으로 보도된다면 그대로 ‘나라 망신’일 것이다. 대한민국 정치판의 수준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데일리안이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한 정례조사 결과, 국회의원들이 국감에서 본연의 역할을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평가’가 79.9%에 달했다고 한다. ‘매우 잘못하고 있다’ 45.4%, ‘잘못하는 편이다’ 34.5%였다.

반면, 매우 잘하고 있다는 ‘긍정평가’는 3.9%, ‘잘하는 편’이라는 평가는 12.7%에 그쳤다고 했다.

국민의 실망감은 이같이 높을 수밖에 없다. 국회의원이 받는 세비는 국민에 낸 세금이다. 세금이 아까워지는 현상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정치판에 권하고 싶어지고 있다. “목민심서 좀 읽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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