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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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클레임] 사실 불매운동을 하건 말건 큰 상관은 없다.

인간의 삶 거진 모든 영역이 ‘취존’의 영역으로 들어가버린 21세기인데, 어차피 ‘복불복’과 ‘남이사’ 의 사회 아니던가.

그럼에도 비건과 같은 극단적 채식주의자나 동물론자들을 볼 때 느끼는 감정처럼, 불매운동을 외치는 사람들을 보면 자연스럽게 사람 속을 부대끼게 하는 무언가가 있다. 

등이 가렵거나 배가 아플때 정확히 어느 위치인지 헛갈리는 것처럼 모호함이 만드는 불쾌감이 더욱 불쾌하게 만드는 그런 기분이지만, 아무래도 일단은 태도가 역겨운 듯 하다.

마치 당장에라도 할복을 할것 같은 그런 뜨거운 모습에 비해서 운동의 시작도 끝도 명확히 존재하지 않고, 실천의 효과도 불투명하거나 비효율적이고, 있다한들 미미하고,
누가 옆에서 검증할 수도 없다.

그런 형편없는 전술을 선택한다는 것.

그것의 굉장한 언밸런스, 언매치가 굉장한 위화감을 불러일으킨다. 덕분에 진정성은 하나도 느껴지지 않는다. 

그들의 행위 목적은 운동의 확산이나 그 의미의 확산일지 모르겠지만 실직적으론 오히려 위선의 느낌을 받게 되는 것.

예를들어 삼성 반도체 노동자 사망 이슈는 꽤 큰 문제였고, 오래전부터 이슈가 있어왔음에도 초기에는 삼성불매 외치지만, 스마트폰과 같은 신형 전자기기가 출시되면 헐레벌떡 신제품을 구입해서 자신의 스마트함과 신선함을 어필하던 사람들도 떠오른다. 물론 내가 봐둔 그 사람들은 이번에도 역시 불매운동을 외친다.

또한 불매운동 수준의 참여라면, 그냥 알아서 해당 상품을 구매하지 않아도 될 정도의 매우 소극적이고 비교적 게으른 활동임에도, 열심히 티를 내려고 하는 모습은, 영락없는 중2병이다. 

다이어트 선언이나 금주 금연 선언처럼 개그나 스킷으로 봐주고 싶어도 어쩐지 그들은 죄다 진지 일색. 

가끔은 불매운동이란 단어에 천착해서 여기저기 민폐를 유발하는 그런 억척스러운 군상까지 등장하면서 그 키워드만 봐도 아예 눈쌀이 찌푸려지게 된다. 

최근의 NO JAPAN까지 떠올리면 더욱 시니컬 해질 수 밖에 없다. 경영 방침 변화로 어차피 문 닫을 매장을 언급하며 ‘이것이 불매운동의 효과다!’ 라며 무리야리 아전인수를 하는 촌극이라던가, 그렇게 허공으로는 NO JAPAN을 외치지만 일본행 비행기 티켓은 없어서 못 가는 그런 현실이라던가. 본래의 취지가 무색해지는 수준을 넘어 쪽팔림을 느낄 정도가 되어버린다.

휘발성 높은 RAM 메모리 만큼이나 참 공허하고 부질없다. 

결과적으로, 그들의 외침이란건 SNS 프로필 사진 이상의 의미가 없는 셈. 그렇게 거창하게 말 해놓고 하는 짓이란건 여행 답사 스탬프 찍기나 보이스카웃 뱃지 달기 정도로 소비한다면, 오히려 이슈에 대한 모욕적 행동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높은 확률로 이런 이들은 위정자들의 포토 쇼에도 분노하는 편인데, 누가 누구를 욕하는가 싶다. 차라리 그들은 업무적 특성상으로라도 연기를 해야하는 입장이라지만, 일반 시민들이 왜 그렇게? 

실제로도 보면 좋아요 좀 눌린다는 사람들에게서 이런 양상이 많이 보인다.

설령 본인은 의식하고 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나는 멋쟁이’ 그리고 그런 사람의 중2병 글에 좋아요를 누르며 ‘멋쟁이를 따르는 나도 멋쟁이’ 기분을 느끼는 이들의 상호물고빨기 쇼 속에 이슈는 소비되어만 간다. 

리드 쪽이나 팔로우 쪽이나, 텍스트로는 뜨겁지만, 실질적으로는 모두가 유사시 빠져나갈 백도어는 한참 열어두고 있고, 남탓 할 준비는 언제나 라잇나우.

이슈는 떠벌리지만 깃발은 꼽지 않는다.(진정성 있게 행동하기 위한 행동-예를들면 조직 결상-은 하지 않는다는 뜻). 설령 깃발을 꼽아도 막상 깃발이 세워지면 워워워 하면서 꽁무니를 감추는게 그들이다. (수많은 경험을 해 보았다.)

이런 현상에 대한 정공법이라면, 그들과 살짝 거리감을 두고 보면서 그저 코미디언을 보는 듯 지켜보면 될 일이긴 하지만, 너무나도 몰입한 행동이 눈에 띄거나, 왜 불매운동에 참여하지 않느냐며 시비를 거는 경우마저 걸리면, 거리감 조절이 참 어려워지고 마는 것이다.

소양호 가뭄열사 이엘 처럼, 주말에 간만에 맛있는 거 먹으러 연인과 가족과 함께 식사를 하는곳에 쳐들어가 ‘육식은 폭력입니다’를 외치던 활동가들 처럼.

끊임없이 ‘나는 착해요~’ 를 입증하기 위해 대중을 팔아먹고 문제 해결보단 소비를 하는 그 흐름이, 아무리 인터넷 밈이고 그게 인터넷의 생리현상이다~ 라고 한다 하더라도 아무래도 진지충인 나에겐 역겹게 다가올 뿐이다. 

어차피 모든 건 ‘취존’이니 부질 없지만, 불매운동이니 뭐니 이런 거창한 워딩으로 자신을 감싸고 의협심에 빠지기 보단, 적어도 자신에게 솔직하고, 자기 자신의 기본 생활에서부터 제대로 쌓아나가는게 맞지 않을까.

진정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면, 적어도 지금과는 다른 행동과 다른 양상으로 행동이 표출될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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