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사진=제20대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 사진=제20대 대통령실

[뉴스클레임] 도어스테핑은 윤석열 정부가 내세운 ‘소통’의 상징이었다. 때론 정제되지 못한 언어를 써 오해와 갈등을 부추겼다는 비판을 받았지만, 역대 정부들이 시도하지 않았다는 소통 방식으로 진솔한 모습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상시적 소통의 장이 된 ‘도어스테핑’이 21일부로 잠정 중단됐다. 최근 있었던 ‘불미스러운 사태’가 이유라고 한다. 

대통령실은 이날 공지를 통해 “21일부로 도어스테핑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최근 발생한 불미스러운 사태와 관련해 근본적 재발방지 방안 없이는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전날에는 대통령실 1층 기자실과 대통령 출입구 사이에 가림막을 설치했다. 

이는 지난 18일 MBC 기자와 대통령실 비서간 언쟁 이후 나온 결정이다. 대통령실은 도어스테핑 취지를 잘 살릴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된다면 재개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가림막에 대해선 MBC 기자와의 설전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외교적으로나 여러 분야에서 대통령의 비공개 일정이 필요한 부분이 있으며, 보안상 필요성에 의해 설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유야 어찌 됐든 간에 도어스테핑의 중단은 여러모로 아쉽다. MBC 기자의 태도도 좀 아쉽다. 출입처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를 지켜야 하는 게 출입기자들이 지향하는 생각이다. 질문을 던진 기자에게 잘잘못을 따질 생각은 없으나, 도어스테핑을 끝내고 돌아선 대통령에 “뭘 악의적으로 했다는 거냐”고 소리를 지르는 건 예의가 아니다. 다투는 모양새에도 최소한의 예의와 품격이 있어야 한다.

대통령실의 결단도 아쉽다. 돌연 ‘도어스테핑 중단’이라는 결정을 내려 ‘감정 섞인 언론탄압이 시작됐다’는 시선을 키웠다. ‘소통’을 강조했던 만큼 오히려 대화의 장을 활짝 열었더라면 좋았을 텐데, 반대로 막아버리는 모양새가 궁색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이럴 때일수록 국민과, 또 언론과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오랜 시간 도어스테핑을 멈추면 ‘소통’을 위해 집무실을 용산으로 이전한 의미가 퇴색돼 버린다. 이른 시일 내에 근본적인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 하루 빨리 도어스테핑을 재개해야 한다. 그것이 소통하겠다는 약속을 지키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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