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리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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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클레임]  중국이 설날까지 ‘중국 설(Chinese New Year)’이라고 우겼다는 보도가 있었다. 만리장성을 엿가락처럼 늘리고 김치를 자기들 것이라고 하더니, 이제는 설날마저 ‘중국 것’이다.

그렇지만, 중국이 조공을 바치며 굴복한 ‘과거사’는 적지 않다. 그 중에는 강대국에 ‘미녀’를 바친 과거사도 있다.

중국 사람들은 양귀비(楊貴妃)와 서시(西施), 초선(貂蟬), 왕소군(王昭君)을 ‘중국의 4대 미녀’로 꼽고 있다. 그 ‘4대 미녀’ 가운데 왕소군을 ‘강대국’인 흉노에 바친 것이다.

한나라 임금 원제(元帝)는 자신의 딸을 바치라는 흉노의 압박 때문에 고민에 빠지고 있었다. 결국 적당한 궁녀를 골라서 딸이라고 속여서 넘겨주기로 했다.

원제는 모연수(毛延壽)라는 화가에게 궁녀들의 초상화를 그려놓도록 했었다. 초상화를 들여다보면서 후궁을 고를 작정이었다. 수천 명이나 되는 궁녀를 일일이 만나보고 선택할 수는 없었다.

후궁으로 뽑히면 임금의 사랑을 받고 출세할 수 있었다. 그래서 궁녀들은 모연수에게 뇌물을 바치며 ‘실물’보다 예쁘게 그려달라고 부탁했다.

그런데 가난한 집안 출신인 왕소군은 뇌물로 바칠 돈이 없었다. 뇌물을 은근히 기대했던 모연수는 그게 틀어지자 분풀이로 왕소군을 가장 못생긴 궁녀로 그려놓았다.

원제는 흉노에게 넘겨줄 궁녀를 고르기 위해 그 초상화를 뒤적거렸다. ‘추녀 왕소군’이 가장 적합할 듯했다. 못생긴 왕소군 따위는 제아무리 많이 바쳐도 아쉽지 않을 것 같았다.

흉노에게 시집가게 된 왕소군은 곱게 단장하고 임금에게 작별인사를 했다. 임금은 그제야 ‘아뿔싸’했다. 홧김에 모연수를 처형하며 후회했지만 이미 늦고 말았다. 왕소군을 머나먼 흉노의 땅으로 보내야 했다. 흉노는 우리 민족의 한 갈래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이백(李白)은 ‘왕소군’이라는 시에서 읊었다.

“오늘까지는 한나라 궁녀였지만, 내일이면 오랑캐의 첩이구나(今日漢宮人 明日胡地妾).”

백거이(白居易)도 ‘왕소군’이라는 시를 지었다.

“지금의 모습이 초상화 그대로가 되고 말았도다(如今却似畵圖中).”

동방규(東方규)는 ‘소군원(昭君怨)’이라는 시를 썼다.

“오랑캐 땅에는 꽃도 풀도 없으니, 봄이 와도 봄 같지 않겠구나(胡地無花草 春來不似春).”

이 ‘소군원’에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라는 구절이 등장하고 있다. 우리에게도 익숙한 말이다.

하지만 중국에게는 ‘미녀 상납의 과거사’가 녹아 있는 다소 껄끄러울 말이 될 것이다. 그래서인지 시의 제목에 원망스럽다는 ‘원(怨)’을 붙이고 있었다.

4일은 입춘(立春)이다. 그러나 서민들에게는 봄 같지 않은 ‘춘래불사춘’이다. ‘입춘대길(立春大吉)’이기 힘든 것이다.

경제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첫째도 경제, 둘째도 경제, 셋째도 경제”를 되풀이해서 강조하고 있지만, 작년 4분기 경제성장률은 ‘역주행’이다. 올해 성장률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도 부진, 무역수지 적자는 쌓이고 있다.

무엇보다 물가가 서민들을 짓누르고 있다. 먹을거리값은 치솟고 ‘난방비 폭탄’이 겹치고 있다. 날이 빨리 풀려서 난방비 부담이라도 덜 수 있기를 기대해보는 입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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