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여자화장실서 '불법 촬영기기' 발견
피해 교사, 당부의 글 게시 "너무 두렵고 무서웠다"
중등교사노조 "피해 교사 상담치료비 등 책임 있는 대응 요구"

뉴스클레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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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클레임]

제주의 한 고등학교 내 화장실 불법 촬영 사건과 관련해 최초 신고자이자 피해자인 교사 A씨가 심경과 당부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선생님은 여러분이 참 많이 보고 싶습니다. 아프지 말고 다들 상담받고 일어나봅시다. 마음으로 언제나 응원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22일 전국중등교사노동조합(이하 중등교사노조)에 따르면 A씨는 피해회복대책위원회에서 운영하는 SNS에 심경과 당부의 글을 게시했다.

A씨는 "저는 발견도 했지만, 찍히기도 한 피해자다. 제가 피해자라고 드러나는게 두렵고 무서웠다. 하지만 제가 받은 피해를 상담을 통해 조금은 치유가 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사건 관련으로 인해 힘들어 하고 있는 제자들이 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상담을 받고 있는 학생은 극소수라는 소식도 들었다"면서 "상담을 받아보고 싶은데 자신이 없는 학생은 선생님이 동행해 일정을 맞춰 같이 가줄 수 있다. 단체로 만나서 같이 이야기하고 집단상담을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여러분이 많이 보고 싶다. 아프지 말고 다들 상담을 받고 일어나보자. 언제나 응원하고 있다"고 격려의 목소리를 전했다.

앞서 지난 10월 18일 제주의 한 고등학교 체육관 여자 화장실 칸 바닥에 갑 티슈가 놓인 것을 수상하게 여긴 교사가 내부를 확인해 렌즈가 흔들리지 않도록 고정해 놓은 휴대전화를 발견, 경찰에 신고를 하면서 간 큰 고교생의 범행이 발각됐다.

제주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성폭력범죄처벌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B군은 자신이 다니던 학교뿐 아니라 외부에서도 상습적으로 불법 촬영을 한 정황이 파악됐다.

B군은 불법 촬영을 위해 자신이 주로 사용하는 휴대전화가 아닌 다른 휴대전화를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불법 촬영 피해자는 교사와 학생을 포함해 모두 200여명으로 추정된다.

중등교사노조는 "현재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입은 학생, 학부모, 교사 모두 집단트라우마 증상을 호소하고 있다. 가해자의 학급 수업을 담당하기도 한 A교사는 사건 신고 이후부터 극심한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진단으로 병원 입원을 권유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 당국과 수사기관의 미온적 대처로 인해 학교 및 교육청, 경찰에 상황의 심각성을 알리고 대책 마련을 요구하기 위해 현재 정신건강의학과 통원 치료와 상담을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노조는 "이 사건은 ‘사춘기 청소년의 단순한 성적 호기심’ 정도로 치부해 성 사안을 축소·은폐시켜 온 학교 사회의 오랜 관행이 낳은 비극적 참사"라고 강조했다.

특히 "관리자와 교육 당국, 수사기관의 낮은 성인지감수성과 무사안일주의가 2차 피해를 확대했다"면서 "신고 후 2달 여 만에야 교육청 차원의 전문가 협의회가 개최됐다. 최근 그 피해 규모가 더 밝혀지면서 유포 가능성 등에 대해 피해자들은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는데 관리자와 교육 당국, 수사기관은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제주교육청 등에 ▲관리자 중징계 ▲가해자 형사고발 ▲피해 교사 상담치료비 및 변호사 선임 비용 전액 지원 등 책임 있는 대응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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