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시혁 민희진 집안 싸움에 피멍든 아티스트들

하이브 사옥(왼쪽), 민희진 어도어 대표. 사진=하이브·어도어
하이브 사옥(왼쪽), 민희진 어도어 대표. 사진=하이브·어도어

[뉴스클레임]

그룹 뉴진스를 프로듀싱한 민희진 어도어 대표의 격정 폭로가 먹혔다. 취재진이 가득한 자리에서 방시혁 하이브 의장 등 하이브 경영진을 향한 거침없는 욕설, 분노와 울음이 섞인 감정 호소에 그가 한 주장들에 신빙성이 느껴진다는 옹호 여론이 커지고 있다. 

25일 민 대표는 서울 서초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경영권 탈취 시도 의혹 관련 기자회견을 열었다. 2시간 15분동안 그는 자신의 억울함을 주장했다. 현재 자신을 둘러싼 논란을 "제 입장에서는 희대의 촌극"이라고 표현했다. 또 하이브 고위 인사들을 향해 "시XXX", "지X", "개저씨" 등 비속어를 거침없이 사용했다. 방시혁 의장에는 "프로듀싱에서 손을 떼야 한다"는 저격도 날렸다. 

회사 내부의 갈등도 낱낱이 폭로됐다. 방시혁 의장과의 갈등이 뉴진스 기획 단계부터 시작됐다고 말한 민 대표는 "방시혁 의장이 하이브 첫 걸그룹을 만들자고 제안한 약속과 달리 쏘스뮤직에서 하이브의 첫 번째 걸그룹 '르세라핌'을 냈다. 르세라핌을 위해 뉴진스 홍보도 막았다"고 밝혔다. 

아일릿의 뉴진스 카피도 주장하며 "그 멤버들을 비방하는 게 아니다. 아이들이 무슨 죄가 있느냐. 어른이 문제다. 진짜 문제는 제작 포뮬러는 너무 모방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 대표의 폭로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는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또다시 경영권 탈취 의혹을 반박하고 나섰다. 그는 하이브가 자신의 경영권 탈취 의혹을 제기하며 어도어의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외부 투자자와 만났다고 한 데 대해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하이브의 재가를 받아야 한다. 하이브 지분이 80%, 내 지분이 18%, 직원들 지분이 2%다. 나만의 지분으로는 어떻게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이브가 보유한 어도어 지분을 싱가포르 투자청, 사우디 국부 펀드에 매각하게 하는 방안을 모색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에 대해선 "회사 경영과 투자는 다르기 때문에 잘 아맂 못한다. 여러 의견을 어떨 때는 진지하게, 어떨 때는 가볍게 던진 거다. 짜집기해 몰아가는 게 이상하다"고 말했다.

특히 '주술 경영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하이브가 나를 망가뜨리려고 그러는 것 같다. 내가 무슨 말을 해도 믿을 수 없는 사람인 것처럼 만들고 싶었던 것 같다. 이유는 모른다"고 반박했다.

이틀 동안 이어진 민 대표의 호소에 여론은 완전히 달라졌다. "대중 앞에서의 분쟁은 그만했으면 좋겠다. 참과 진실은 당사자들만 아는 거다", "내가 실적이 떨어지길 해 뭐를 해. 내가 니네처럼 기사를 두고 차를 끄냐, 술을 x마시냐, 골프를 치냐", "녹는 종이, 이게 무슨 말 장난이냐, 종이는 다 녹는다. 차라리 앨범을 덜 찍어야 한다" 등의 발언은 SNS에서 지지를 받고 있다. 그동안 K팝 팬들이 문제라고 생각했던 부분을 속시원하게 찝어줬다는 것이다.

'제2의 피프티피트티 사태'라며 민 대표를 물어뜯던 비난의 화살도 다시 하이브로 향했다. 그동안 하이브에게 당한 게 있으니 뒷담화식 폭로와 욕설이 난무하는 기자회견을 열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동정론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하이브는 민 대표의 기자회견이 끝난 후 곧바로 공식입장을 냈다. 기자회견에서 나온 내용은 사실 아닌 내용이 너무 많아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이고, 시점을 뒤섞는 방식으로 논점을 호도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미 경영자로서의 자격이 없음을 스스로 입증한 만큼 어도어의 정상적 경영을 위해 속히 사임할 것을 촉구했다. 

남은 건 법적 판단이다. 하이브는 민희진 대표와 어도어 A부대표를 업무상 배임 혐의로 서울 용산경찰서에 고발했고, 민 대표는 개인 사찰을 이유로 법적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의 시시비비는 조만간 법적 공방을 통해 판단이 내려질 것이다. 이제는 대중도 한 물러서서 지켜볼 차례다. 아는 척하며 말을 얹지 말고 기다려야 한다. 집안 싸움에도 컴백 일정 변경 없이 묵묵히 제 갈 길을 가는 뉴진스를 비롯해 이번 갈등에 머리채 잡혀 불려나오는 아일릿, 르세라핌, 에스파 등을 응원하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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