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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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클레임]

몇 달 전, 서울 시민은 다소 황당한 소식을 들어야 했다. 지하철 여의나루역에 <러너 스테이션>이라는 게 생겼다는 소식이다. 지하철 역사 혁신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펀스테이션>1호로 마련된 것이라고 했다.

짐 보관함은 <Locker>, 달리기 시작점을 알리는 부분은 <Runner base camp>, 훌륭한 달리기 선수라는 슬로건<Best runner> 등의 영어로 표시되어 있다고 했다.

그 이용자가 3개월 만에 25000명을 넘었다는 보도도 있었다. 영어를 아는 시민이 많았거나, 건강에 관심 있는 시민이 참여했던 듯했다.

여의도 둘레길 8.4<서울코스>를 달리는 <울트라 챌린지(8.4K)>, 시각장애인과 함께 달리는 법을 배울 수 있는 <가이드 러닝 클래스>, 개인별 역량을 높일 수 있는 무동력 <트레드밀> 체험, 전문가 <코칭 서비스>도 체험할 수 있다고 했다.

여의도 상공에 띄운 보름달 모양의 서울의 달에서는 <SEOUL MY SOUL>이라는 영어가 반짝이고 있었다.

한강에서는 잠실에서 여의도까지 30분 만에 이동할 수 있는 <리버버스>가 운행된다는 발표도 있었다. 오세훈 시장이 영국 런던의 템스강에서 그 <리버버스>를 직접 타봤다고도 했다.

수상호텔과 수상오피스, 수상스키장, 수상<푸드존>을 조성할 계획이라고도 했다. <도심형 마리나>를 건설, 계류시설을 확보하겠다고도 했다.

한강 다리 위에 세운 호텔은 <한강 스카이스위트>였다. 몇 달 치 예약이 꽉 찼는데, 모두 내국인이라고 했다. 외국인은 한 명도 없었다.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잠수교를 보행 전용 다리로 전환한다고도 했다.

용산에는 100층 안팎의 <랜드마크>가 들어서고 세계 최초로 45층 건물을 잇는 1.1<스카이트레일>이 설치된다고 했다. ‘보행전망교라고 풀어주고 있었다.

남산에서는 <곤돌라>가 달릴 예정이다. <캐빈> 25대가 동시 운행되는데, 시간당 최대 1600명을 수송할 수 있다고 했다.

반대 여론이 있었지만, 광화문광장에 세우겠다는 100높이의 꺼지지 않는 불꽃에는 태극기가 게양된다고 했다. 먼 거리에서도 그 위용을 확인할 수 있도록 빛기둥과 <미디어 파사드>, <미디어 플로어> 등으로 연출될 것이라고 발표하고 있었다.

작년에는 광화문 일대를 <에코존>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개인컵·다회용컵 사용 촉진지구라고 했다. ‘일회용 플라스틱 감축 종합대책의 하나로 지정된 것이라는 보도다.

서울시가 영어를 많이 사용해서인지, 지자체에도 영어가 등장하고 있었다.

종로구는 북촌한옥마을의 관광객을 제한하기 위해 주민 불편 정도에 따라 <레드존>, <오렌지존>, <옐로존> 3개 구역으로 나눴다고 했다. 외국인이 많이 찾는 지역이라 영어를 사용했을 것이다.

그런데, 강남구는 학생에게도 영어다. 학생들의 스트레스를 줄여주기 위해 대치동 학원가 일대에 만들었다는 <스트레스 프리존>이다. 운동기구가 있는 <피트니스존>, 소리를 질러 데시벨을 측정할 수 있는 <사운드테라피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리프레시존> 등이라고 했다.

이러다가 영어를 모르는 시민은 서울을 떠나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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