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클레임]
어렸을 때 동무들과 심심하면 노래 가사를 바꾸거나 새로 지어 부르며 놀았다. 진도아리랑 가락엔 ‘오메 존그 오메 존그 오메 조은그/혼자 자다 둘이 잔께 오메 조은그’를 곧잘 붙여 불렀다.
밀양아리랑 가락에 붙이는 가사는 경상도 말이어야 했다. 그래서 밀양아리랑엔 경상도 말로 가사를 붙이며 놀았다. 지금 기억나는 건 이런 가사. ‘와 이리 존노 와 이리 존노/두 몸뚱이 한 몸뚱이라카니 와 이리 조온노’
동무들 가운데 밀양은커녕, 진도 밖으로도 나가 본 이가 아무도 없었지만 경상도 말은 ‘와~, ~노, ~카니’가 들어가야 한다고 들었다. 둘이 잔다는 의미도 잘 모르고, 두 몸뚱이가 한 몸뚱이 된다는 것이 무슨 뜻인지도 잘 모르던 때이다.
소설가 한강이 노벨상을 받는다는 소식을 안동의 이육사문학관에서 들었다. 그때 내 머릿속에 바로 울려 퍼진 소리는 안동이 경상도 땅이라서 그랬는지 밀양아리랑 곡조의 ‘와 이리 존노 와 이리 존노/한강이 노벨상을 받는다카네~’에 이어 내 탯말인 진도말의 진도아리랑 곡조로 ‘오메 존그 오메 존그 오메 조은그/한강이 노벨상을 탄께 오메 조은그’였다.
한강과의 인연은 그다지 없다. 고등학교 다닐 때 같은 울타리 안에 있는 중학교와 같이 운동장 조회를 할 때 먼발치에서 한강의 아버지 한승원 선생을 뵈었을 뿐이다. 고등학교와 동일계 중학교 출신인 동급생이 자기 중학교 때 담임 선생이었다며, 소설가 선생한테 국어를 배운 걸 자랑했다. 그때 한강은 서너 살 먹어 아직 말을 다 익히지도 않을 때였으리라...
한승원 선생은 문단에 나와서 이런저런 일로 자주 뵈었다. 심사도 여러 번 같이 했고, 장흥의 ‘해산토굴’도 학생들과 함께 가기도 했다. 부모는 자식이 자신을 뛰어넘는 걸 보면 행복하고, 스승은 제자가 자신을 뛰어넘으면 행복하다. 세계 곳곳에서 전쟁 중인데 잔치 분위기 나는 기자회견도 하지 않겠다는 자식을 보며 무척 뿌듯했으리라. 아버지도 미처 생각하지 못한 듯하다.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남이 알아주든 안 알아주든 묵묵히 평생 글쓰기 작업을 한 선배 작가들이 있어서 가능했다고 본다. 우리 문학사를 보면 훌륭하고 좋은 작품들을 써낸 작가들이 한 둘이 아니다. 일일이 나열할 수 없으리만치 많다. 작가는 좋든 싫든 선행 작품에 영향을 받는다. 한강은 그런 선배들의 어깨 위에 올라가 더 멀리 볼 수 있었으리라.
그런 거야 어찌 되었든, 오늘은 ‘허벌나게’ 기쁘다. 기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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