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집회에 다녀와서…

[뉴스클레임]
윤석열 탄핵을 앞두고 여야의 국회 내 투쟁뿐만 아니라 국회 밖 투쟁도 볼만하다.
태극기 부대와 형광봉 부대의 힘겨루기가 만만치 않다.
최근 윤석열 탄핵과 파면을 요구하는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비상행동(이상 비상행동)은 투쟁 수위를 높여 윤석열 체포·구속 요구를 전면화했다.
민주당은 헌재 탄핵소추 안에 내란죄를 제외하였고 이것이 새로운 쟁점이 됐다. 이후 이 문제를 둘러싸고 치열한 논쟁이 전개되었다. 그럼에도 ’비상행동‘은 주말마다 광화문에서 윤석열 탄핵을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예정대로 치루고 있다.
집회의 풍경도 대단히 역동적이고 발랄하다. 무엇보다 20대 여성이 대거 참여하고 있고 이들 가운데 페미니즘과 성 소수자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의 참여가 두드러진다. 그리고 기존의 노동자·농민· 빈민 같은 기층 민중운동이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다양한 문화 예술인이 참여하고 이벤트와 소소한 재미마저 연출되어 가족 나들이로 광화문이 으뜸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다.
물론 ‘태극기 부대’도 만만치 않다. 전광훈과 극우 기독교 세력이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으며, 노령층뿐만 아니라 최근 20~30대 젊은이들도 늘어나는 것을 목격할 수 있다. 그들도 같은 시간 대통령 관저를 지키기 위해 밤을 새웠고 다시 광화문 광장을 채우고 있다.
‘국민의 힘’도 탄핵에 찬성한 몇 사람을 제외하고 의원 가운데 당론을 이탈하는 의원은 더 생겨나지 않을 것이다.
전열을 정비하고 탄핵 심판에 밀리지 않기 위해 여론전을 펼치며 전광훈의 태극기 부대에 매달리고 있다. 게다가 노골적으로 백골단을 앞세워 기자회견을 자처하거나 광화문 태극기집회에 나가고 있다. 그러는 사이 국민의 힘 지지율이 오차범위 안에서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을 앞섰다는 갤럽 여론조사가 나오자 그들은 열광하기 시작했다.
윤석열은 끝까지 싸우자는 편지를 보내며 이들을 응원하고, 이에 부응해 태극기 부대는 신속한 재판을 방해하고자 집회 장소를 헌재 방향으로 옮겨가고 있다.
한겨레·경향 같은 언론은 물론이고 조·중·동 같은 보수 언론들도 윤석열의 계엄선포와 내란책동에 대해 매우 비판적이다.
조·중·동은 계엄이라는 무모한 반란 기도가 보수를 궤멸시키고 있다고 보고 있지만 태극기 부대와 보수 유투브들이 선거관리위원회를 중심으로 지난 총선을 부정선거라며 물고 늘어지면서 국민의 힘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는 국면에서 이후 태도가 달라질 수도 있다.
다시 ‘비상행동’을 살펴보면 1월 13일 16시 기준 1,721개 단체로 더 늘어나고 있다.
한국전쟁 이후 가장 많은 민주 진보단체가 참여하고 있기에 그만큼 스펙트럼이 넓다.
‘비상행동’은 한시적 기구로 윤석열이 형사 법정에서 내란수괴로 판결받는다면 승리라고 호언장담할 것이다. 그러나 이어지는 대선을 맞이하며 민주당에 대한 지지와 거부로 양분될 것이다. 다만 투쟁의 성과로 모인 광장의 민주주의를 어떻게 이어 갈 것인가가 중요한 과제다. 따라서 ‘비상행동’은 참여단체 정당 모두 동의할 수 있는 ‘사회 대개혁’을 위한 공동의 과제를 만들어 내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
문재인 정권이 적폐 청산에도 불구하고 노동자 민중의 삶은 달라지지 않았다. 그리고 5년 임기 끝에 정권을 윤석열에 넘겨주었듯 과연 새로운 세상이 올지는 확신할 수 없다.
내란세력 청산에도 불구하고 노동자·민중의 투쟁은 계속돼야한다. 자본과 기득권자들에게 저당 잡힌 채 노동자들은 여전히 고통스러운 삶으로 이어져 서는 안 된다. 지금의 투쟁은 엄중하게 다가올 미래를 다르게 대처할 힘으로 이어져야 한다.
불평등을 강화하는 이 사회의 시스템을 평등하고 정의롭게 바꿔내는 계기가 돼야 한다. 그랬을 때 지금의 윤석열 반란세력의 청산은 진정 의미 있는 투쟁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