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김충현 비정규직 노동자 영결식
대책위 "대정부 교섭과 투쟁 이어갈 것"

[뉴스클레임]
"항상 성실하고 따뜻한 사람, 법 없이도 살 사람이었습니다. 누구보다 부지런해 가장 먼저 출근해 사무실을 정리하고, 항상 절차와 원칙을 중시하며 후배를 잘 챙겨줬습니다. 이제는 하늘나라에서 상처 없이 편히 쉬길 바랍니다."
18일 오전, '빛을 만드는 노동자' 故 김충현 비정규직 노동자의 장례가 치러졌다. 이날 유족과 태안화력 故 김충현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사고 대책위, 고인의 동료들은 발인제를 시작으로 태안화력발전소 앞 영결식을 진행했다.
지난 2일 태안화력발전소 하청업체 노동자인 고 김충현 씨는 발전소 내 한전KPS 태안화력사업소 기계공작실에서 작업하다 기계에 끼이는 사고로 숨졌다.
고인의 동료들은 그가 따뜻하고 베풂을 실천한 사람이었음을 회상하며, 그의 죽음을 믿기 어렵다고 슬퍼했다. 이들은 김충현 노동자의 죽음을 애도하고, 그가 하늘에서 편히 쉬길 기원하며 마지막 작별 인사를 전했다.
공공운수노조 박정훈 부위원장은 김충현 노동자의 억울한 죽음에 대해 서부발전과 한전 KPS의 무책임을 규탄했다.
그는 "사측은 유족 앞에서 진정한 사과보다 '처벌 불원서'를 요구하며 책임을 회피하려 했다. 책임자 처벌과 재발 방지 대책이 실현될 때까지 싸움을 멈추지 않겠다. 고인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하청 구조의 철폐와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위해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은 김충현 노동자를 누구보다 성실하게 살아온 '빛을 만드는 노동자'였다고 말하며 "그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것은 외주화와 탐욕, 무책임이었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작업장의 구조적 문제, 다단계 하청, 안전 불감증이 또 한 명의 소중한 생명을 앗아갔다"면서 "더 이상 일터에서 외롭게 죽는 노동자가 없도록, 정규직화를 이루고 책임질 자는 반드시 책임지게 하겠다. 고인이 꿈꾸던 안전하고 평화로운 현장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민주노동당 권영국 대표는 "하청 비정규직은 죽음의 상징처럼 돼버렸다. 외주화와 민영화가 사람을 죽였다. 정부와 정치권이 고용 구조와 노동의 위계를 바로잡았더라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죽음을 부르는 사회와 정치를 바꾸겠다는 결의로 오늘 그 눈물을 대신한다. 그동안 냉동고 속에 고인을 모셨던 유가족분들, 그리고 동료분들께 진심으로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장례를 마친 태안화력 故 김충현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사고 대책위는 '일하다 죽지 않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협의체 구성을 발표한 가운데, 이에 참여하며 대통령실 앞 투쟁도 전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대책위는 협의체에 참여해 ▲故 김충현 사망사고 진상규명 ▲故 김용균 특조위 권고 이행 점검 ▲발전소 폐쇄에 따른 총고용 보장을 주요 의제로 삼겠다고 말했다.
오는 19일에는 한전KPS 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과 발전비정규직연대 노동자들이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입장을 발표하고 대정부 교섭과 투쟁을 이어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