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클레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악어와 비단뱀이 우글거리는 늪지대에 불법 이민자 수용소를 짓도록 했다는 소식이다. 수용소의 위치는 플로리다주 에버글레이즈 습지로, 최대 5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라고 했다.
그 수용소의 별칭을 ‘앨리게이터 알카트라즈(Alligator Alcatraz)’라고 했다. 악어의 앨리게이터와 악명 높았던 교도소 ‘알카트라즈’를 합친 말이다.
알카트라즈는 샌프란시스코 앞바다의 바위섬에 있던 연방 정부의 교도소로 사방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서 ‘탈옥이 불가능한 감옥’이었다고 했다. 탈옥을 시도해도 바다에 빠져 익사하기 때문이다. 숀 코너리와 니콜라스 케이지가 열연한 영화 ‘더 록(The Rock)’으로 우리에게도 익숙한 이름이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주연의 ‘알카트라즈 탈출’이라는 영화도 있었다.
트럼프는 폐쇄되었던 이 감옥을 재개장하도록 지시하더니, ‘악어 감옥’을 또 세우고 있다.
이 습지 수용소도 ‘탈출 불가능’이라고 했다. “악어나 뱀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수용소에는 울타리도 필요 없다고 했다.
트럼프는 “세상에서 가장 흉악한 이민자, 가장 사악한 자들을 수용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수용소에서 도망칠 경우 “일직선으로 뛰지 말고, 움직이라”고 했다. 그래야 “악어를 피할 확률이 1% 정도 올라갈 것”이라고 비아냥대듯 말하고 있었다.
트럼프는 집권 1기 당시에도 ‘뱀과 악어’를 언급했었다. 불법 이민을 ‘효과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뱀과 악어를 풀어놓은 참호를 파서 국경을 강화할 것”이라고 한 것이다. “이민자의 다리를 쏴야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런 주장을 참모들에게 여러 차례 했다고 한다. 그랬는데, 집권 2기가 되더니 뱀과 악어가 우글거리는 수용소를 결국 만들고 있다. 트럼프의 뱀과 악어 주장은 ‘농담’이 아니었던 셈이다.
그렇지만 황당했다. 풀어놓은 뱀이나 악어가 불법 이민자뿐 아니라 근처의 주민도 물어뜯을지 모른다는 생각은 빠뜨린 것 같았다. 그 뱀과 악어가 더 멀리 중남미 국가까지 기어가서 불법 이민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는 ‘무고한 사람’을 덮칠 가능성도 있을 만했다.
이번에 세우고 있다는 수용소도 다를 수 없다.
수용소에는 울타리가 필요 없다는 얘기가 그렇다. 그만큼 ‘완벽한 수용소’라고 강조한 것이겠지만, 배고픈 악어가 수용소 안으로 들어와서 ‘먹잇감’을 찾을 수도 있다는 생각은 빼먹고 있는 듯했다.
“일직선으로 뛰지 말라”고 한 것은 그럴 때를 고려해서 한 말이라는 오해를 사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마치 당황해서 우왕좌왕하는 수용자들을 구경이라도 하겠다는 것처럼 들릴 수도 있었다. 지나친 발언이 아닐 수 없다.
인권단체들은 그런 트럼프를 공격하고 있다. “악어와 비단뱀 등의 맹수를 감옥의 경계로 삼는다는 발상 자체가 이민자들을 비인간적으로 취급하는 조롱적인 행위”라는 비판이다.
그렇지 않아도 온갖 악담과 막말을 퍼붓는 트럼프다. 그런 트럼프가 시민들을 맹수 우리에 밀어 넣던 로마 시대의 황제 같은 발언을 또 하고 있다.
“귀는 열린 채 있도록 만들어졌지만, 입은 닫을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중국 지도자 모택동이 한 말이다. 말은 함부로 하는 게 아니라는 경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