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강진모 편집위원
사진=강진모 편집위원

[뉴스클레임]

어떤 생물들은 왜 폭발적으로 번성하였다가 거짓말처럼 사라지는가’에 주목하던 생태학자 피터 터친은 이 관점을 인간사회에 적용하였다. 나날이 발전하는 컴퓨터의 힘을 빌어 그는 역사분야의 빅데이터를 분석하였고, 국가의 흥망성쇠를 지배하는 싸이클에 관한 이야기<엔드 게임ㅡ국가는 어떻게 무너지는가>라는 책을 썼다.  

‘2010년에 나를 포함한 각분야의 사람들에게 10년후를 예측해달라는 네이쳐 紙의 의뢰를 받고 나는 미국이 위기를 맞을 것을 예상했는데 유감스럽게도 나의 예측은 들어 맞았다’는 피터 터친에 따르면, 인간의 생노병사가 생체리듬의 지배를 받는 것처럼, 국가의 흥망성쇠 또한 ‘역사동력학’의 지배를 받는다.

극단적인 분배의 편중으로 다수의 실질소득이 감소중인 미국이 위기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그 이유에 대해서는 의견들이 분분하다. 트럼프를 찍는 인종주의자들 때문이라는 사람들도 있고, 딮스테이트를 비난하거나, 미국 위기의 배후에는 중국이 있다는 사람들도 있다.

물론 사회적 현상의 이면에는 역사를 추동하는 힘이 있다. 그러나 그것은 개개인이나 일부 계층이 아니라, 역사를 추동하는 전반적인 힘 즉 역사동력학이 있다고 터친은 말한다. 미국의 유례가 없는 부의 생산과 극도로 편중된 부의 분배가 사회적인 불균형을 낳고, 결과적으로 구조적 위기를 낳는다는 것이다.

5천년에 이르는 국가의 역사를 살펴보면 개인의 생노병사에 비길 수 있는 국가의 흥망성쇠 싸이클이 드러난다는 것이다. 증가하는 소득불평등은 사회적 불신을 낳고 미국을 낳은 '사회계약'으로부터 이탈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결과적으로 내전가능성은 높아진다는 것이다.

어쨌거나 더 많은 이윤을 추구하는 것은 자본의 본능이다. 이 맹수의 본능을 통제할 수 있었던 시기는 양차세계대전이었다. 뉴딜정책과 같은 전시법에 준하는 강력한 조처가 없었다면, 압도적인 전성기도 없었을 것이고, 오늘의 미국은 존재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사회주의적인 제도의 약효가 떨어지기 시작한 1970년대 이후 편중된 분배와 함께 노동자들의 실질소득은 감소하기 시작하였다. 사회적 다수가 국가를 함께 어깨에 떠메고 가기를 거부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를 우리는 지금 관람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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