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클레임]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주 페이스북에서 “우리는 ‘끓는 물 속의 개구리(Boiling Frog)’처럼, 구태정치에 스스로 갇혀서 서서히 죽어가고 있다”고 개탄했다는 소식이다.
안 의원은 “한국갤럽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20%라는 마지막 마지노선마저 무너진 19%를 했다”며 “쇄신하고 변화하라는 국민의 경고에도 귀를 막은 채, 변화하려는 노력은 하지 않은 채, 오직 기득권 수호에 몰두한 결과”라고 지적하고 있었다.
‘끓는 물 속 개구리’는 국민의 귀에 익숙한 얘기가 아닐 수 없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가 대한민국 경제를 ‘냄비 속 개구리’에 비유한 것이다. 냄비에 개구리를 넣고 서서히 물을 끓이면 온도의 변화를 느끼지 못하고 결국 죽고 만다는 비유다.
맥킨지는 2013년 이렇게 비유했다가 이를 ‘업그레이드’하고 있었다. “이미 물이 많이 뜨거워져서 개구리도 절반쯤 익었다”고 경고한 것이다.
몇 달 전에는 “뜨거운 물을 끼얹어서라도 개구리를 한시라도 빨리 탈출시켜야 하는 상태가 되었다”고 더욱 ‘업그레이드’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위기의식 좀 가지라는 충고였다.
그렇지만 ‘냄비’라는 표현은 껄끄러웠다. 냄비는 일본어 ‘나베(なべ)’에서 온 말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쉽게 끓어오르는 냄비 따위는 쓰지 않았다. ‘뚝배기’가 우리 민족성을 보여주고 있다. 안 의원의 ‘끓는 물 속 개구리’라는 표현은 그런 면에서 나았다.
2018년에는 더불어민주당에서 닮은꼴 이야기가 나온 적 있었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이 조사 때마다 조금씩 떨어지고 있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를 놓고 “당 지지율이 단번에 급락하면 깜짝 놀라서 대응하겠지만, 매주 1~2%포인트씩 하락하다 보니 위험 정도를 체감하지 못하는 것 같다” 털어놓았다고 했다. 민주당의 상황을 끓는 물 안에서 천천히 죽어가는 개구리에 빗댔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은 이처럼 경제뿐 아니라 정치도 ‘개구리’ 꼴이 되어가는 모양이다.
개구리는 끓는 물 속이 아니더라도 안심할 수 없다. 과거 박근혜 대통령이 언급했던 ‘개구리론’이다.
박 대통령은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우리가 호수에 그냥 돌을 던져도 개구리에게는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일”이라고 지적하고 있었다. 규제와 관련된 발언이었다.
규제뿐 아니라, 정책이 모두 그럴 수밖에 없다. 섣부른 정책은 ‘서민 개구리’를 얼마든지 골탕 먹일 수 있다.
그래서 ‘치대국약팽소선(治大國若烹小鮮)’이라고 했다. 조그만 생선을 구우면서 젓가락으로 이리저리 쑤셔대면 먹을 게 남을 수 없다. 나라를 다스릴 때도 작은 생선을 굽듯 조심스럽게 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개구리도 ‘뭉치는 재간’이 있다.
따로따로 살다가도 겨울잠을 잘 때가 되면, 한곳에 몰려서 추위를 함께 견딘다는 것이다. 이를 ‘프로기즘(frogism)’이라고 했다. 개구리를 의미하는 영어 ‘frog’에 ‘진행형’을 붙인 말이다.
‘각자도생’하는 개구리도 떼가 되면 합칠 줄 아는데, 정치판은 오늘도 삿대질인 대한민국이다. 국민의힘의 경우는 ‘사실상 와해’라는 보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