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클레임] 역사는 되풀이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되풀이되는 것은 더 있다. 주식투자자의 목소리다.
5년 전인 2020년, 정부는 ‘대주주의 요건’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그러자 ‘동학개미’들이 들고 일어섰다. ‘결사반대’였다.
지금과 똑같았다. ‘금액’만 좀 달랐을 뿐이다.
당시 정부는 대주주의 기준을 10억 원에서 3억 원으로 낮추겠다고 했다. 지금은 50억 원에서 10억 원으로 낮추는 세제개편안이다.
기준 강화에 반대하는 이유도 똑같았다.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인 대주주의 기준이 낮아지면, 세금 부담을 회피하기 위해 연말에 대규모 주식 매도사태가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였다. 그럴 경우, 주식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이유였다.
책임자에 대한 성토도 ‘판박이’였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해임을 요구하는 청원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왔다. 수십만 명이 동의하고 있었다.
결국, 홍 부총리는 “대주주의 기준을 현행처럼 유지하기로 했다”며 ‘백기’를 들고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직서를 제출했다가 반려되고 있었다.
지금은 화살이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을 향하고 있다. 국회 국민동의 청원 게시판에 ‘대주주 양도소득세 하향 반대’라는 청원이 올라와 10여만 명이 동의했다는 소식이다. 진 의장의 블로그에는 비난하는 댓글이 요란하다고 한다. “덕분에 하루 10조 날아갔다”, “세상이 돌아가는 이치를 모르는 분이 굳이 국회의원을 하나” 등의 공격이다.
5년 전, 동학개미의 ‘파워’는 막강했다. ‘한시적 공매도 금지조치’를 6개월 연장시키기도 했다.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며 반발, 관철시킨 것이다.
더 정확하게 따지면, 동학개미의 파워가 아니라 동학개미가 행사하는 ‘표’의 파워가 아닐 수 없다. 주식투자인구가 늘어나면서 그 ‘표’가 만만치 않아졌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이번에는 야당이 가세, 이재명 대통령까지 싸잡아서 비난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관세 협상에 실패하고 주가 폭락, 환율 급등시켜 놓고 한가롭게 휴가를 가도 되느냐”며 대통령의 휴가마저 못마땅해하고 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개미핥기 같은 대통령 이재명’이라는 글에서 “개미들은 주가 폭락으로 있던 휴가비도 다 날렸는데, 대통령은 태연히 휴가를 떠났다”고 비판하고 있다. “코스피 5000 같은 달콤한 말로 국민을 유혹했지만 남은 건 국민의 피 같은 돈이 증발해버린 참혹한 현실”이라고도 했다.
국민의힘 당권 도전에 나선 김문수 후보는 페이스북에 “자본시장 육성이라는 자신의 공언을 스스로 뒤집고, 국민에게 ‘증시 계엄령’ 수준의 조세 폭탄을 던졌다”고 주장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반(反) 증시정책 폭탄을 주가 폭락을 걱정하는 시점에 군사 작전하듯 한꺼번에 던지는 것은 ‘새 정부가 앞으로 국내 증시는 망가져도 상관없다는 선명한 시그널을 내는 것”이라고 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코스피 5000을 외치며 반시장 정책을 내놓는 건 양 머리를 걸고 개고기를 파는 양두구육일 뿐”이라고 거들고 있었다. ‘표’에 얼마나 도움들 될 것인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