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뉴스클레임 DB
이재명 대통령. 뉴스클레임 DB

대통령의 회의 장면은 단순한 내부 업무가 아니다. 그것은 국정을 운영하는 방식이자 국민에게 전달되는 메시지다. 최근 대통령이 국무회의나 각종 행사에서 보이는 말하기 방식은 주목할 만하다. 상대방의 발언을 중간에 끊고 곧장 자신의 생각을 내놓는 모습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초기에는 긍정적 평가도 있었다. 불필요한 공방을 줄이고 본론으로 직행하는 태도는 신속한 결정을 중시하는 지도자로 비쳤다. 정책 집행의 속도를 높이고 국정의 효율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러나 효율성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상대방의 발언을 온전히 들어주지 않는 회의는 대화가 아닌 지시로 비칠 수 있다. 토론이 단절되고 합의가 약화되면, 국정 운영은 점차 일방통행으로 흐른다. 국민이 목격하는 것은 신속함이 아니라 독단의 이미지가 되고 만다.  

정치에서 이미지는 곧 신뢰다. 아무리 성과를 내더라도 국민이 불편함을 느끼면 "잘하고도 욕을 먹는" 상황이 된다. 대통령의 언어와 태도는 정책 못지않게 무게를 갖는다. 상대를 존중하는 태도, 발언을 경청하는 자세는 민주적 리더십의 기본이며, 이를 잃으면 효율도 오래가지 못한다.  

대통령의 직설적 화법은 장점이 있다. 그러나 그것을 보완할 배려와 절제가 뒤따르지 않는다면, 효과는 곧 한계로 바뀐다. 국민은 결과만이 아니라 과정에서도 지도자의 품격을 본다. 효율과 함께 경청의 리더십을 보여줄 때, 국정에 대한 신뢰는 더욱 두터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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