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로가 스승 공자에게 정치를 하게 되면 무엇부터 시작하겠느냐고 묻자 공자는 이름부터 바로 잡겠다(正名)고 했다. 正名이 뜻하는 바는 여러 가지로 해석할 수 있겠으나, 나는 단순하게 생각하여 현상과 사물은 본질에 들어맞는 이름으로 불리어야 한다고 여긴다.
또 이름이 너무 크거나 작으면 본질을 왜곡하기 쉬우니까 될 수 있으면 딱 들어맞는 이름을 붙여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차원에서 보자면 지금 ‘~사’ 자로 끝나는 많은 전문직(?)의 이름은 다시 정해야 한다. 특히 목사, 검사, 판사.
교사((敎師), 의사(醫師), 목사(牧師), 검사(檢事), 판사(判事), 기사(技士) 등 어떤 직업 뒤에 ‘~사’ 자가 많이 쓰인다. 직업에 따라 ‘~사’자의 한자는 저마다 다르다.
교사나 의사의 ‘~師’자는 스승 내지는 전문적인 기예를 닦은 사람이라는 뜻을 가졌다. 그런대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그런데 목사 뒤에 붙은 ‘~사’ 자는 다른 한자로 바꾸어야 할 듯... 스승 ‘師’가 어울리지 않는 목사가 너무 많다. 좋은 목사도 많은데 왜 그러느냐고 목소리를 높일 필요는 없다.
목사보다 더 문제가 많은 호칭은 검사와 판사이다. 오죽하면 ‘개검, 법비’라는 말을 그들에게 쓸까? 애초에 검사와 판사의 ‘~사“자가 일 ‘事’자라는 건 의미심장하다. 이는 그들이 하는 일을 인공지능에게 맡겨 단순한 일 처리 하듯 하면 된다는 뜻일 게다.
그간 검사와 판사가 일에 대해 객관적이고 명확한 처리를 하지 않고, 검사라는 이름에 ‘조폭성’을 얹어 칼을 다루는 劍士가 되지 않았나? 판사라는 이름에 ‘멋대로성’을 얹어 법을 고무줄같이 늘이거나 줄여 팔고 죽이는 販死 노릇을 하지 않았나? 이런 저런 유혹에 휘둘리지 않고 법 규정대로 객관적이고 명확하게 처리하는 데에는 인공지능이 적격이다.
검찰개혁을 이룬 뒤 검사들의 호칭은 ‘기소관’ 내지는 ‘공소관’으로 불렀으면 좋겠다. 수사를 하고 싶은 검사들은 수사 업무가 있는 곳으로 가서 ‘수사관’이 되면 좋겠고! 공무원 호칭을 자세히는 모르지만 이미 ‘주무관’,‘ 행정관’, ‘서기관’ 등을 쓰고 있지 않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