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클레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막말’은 이민자에 대해서도 예외일 수 없다.
첫 임기 당시 백악관에서 이민정책 관련 회의를 하면서 ‘쉿홀(shithole)’이라는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키고 있었다. “왜 노르웨이 같은 나라가 아닌 ‘쉿홀’에서 오는 이주민을 받아줘야 하냐”고 반문한 것이다.
‘쉿홀’은 ‘×구멍’, ‘×구덩이’라는 뜻이라는 막말이라고 한다. 대한민국 언론은 이를 ‘거지소굴’이라고 좀 부드럽게 번역하고 있었다.
트럼프의 이민자에 대한 ‘오만과 편견’을 그대로 드러낸 표현이었다. 더 있었다.
트럼프는 “아이티 이민자들은 전부 에이즈 환자”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 “나이지리아 사람들은 일단 미국에 들어오면 자기네 ‘오두막’으로 돌아가고 싶어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그 편견은 달라지지 않고 있다. 이달 6일에는 영화 ‘지옥의 묵시록’의 장면과 대사를 차용, 시카고의 이민자 단속에 군 병력을 동원할 것을 시사하고 있었다. 트루스소셜에 “나는 아침의 추방 냄새를 사랑한다(I love the smell of deportations in the morning)”는 글을 올렸다는 것이다. 영화에 나오는 대사 “나는 아침의 네이팜 냄새를 사랑한다”는 말을 고친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그러면서 “시카고는 왜 그것이 전쟁부(department of WAR)라고 불리는지 곧 알게 될 것”이라고 했다. 국방부를 ‘전쟁부’로 개명하겠다더니, 이주민에게 선전포고라도 할 작정인 듯했다.
얼마 전에는 캘리포니아의 대마초 농장에서 이민자 200명이 체포되었는데 트럼프는 트루스소셜에 이렇게 쓰고 있었다.
“폭력배들이 벽돌과 돌덩이를 단속 경찰관에게 던졌다. 법과 질서를 완전히 무시한 이 더러운 인간들을 모든 수단을 활용해서 체포하라.”
노골적인 적대감이 아닐 수 없다. 그런 ‘대통령 트럼프’를 공무원들도 닮아가는 듯싶어지고 있다.
백악관이 ‘불법 이민자’로 보이는 남성들을 추방하는 것 같은 영상에 ‘나나 헤이 헤이 키스 힘 굿바이’라는 노래를 배경 음악으로 넣었다는 게 그랬다. 마치 추방당하는 사람들을 조롱하는 듯한 경쾌한 음악이었다. 이민자들의 슬픔을 노래한 ‘돈데 보이(Donde Voy)’가 배경 음악으로 좋았을 것이다.
당연히 “비인간적”이라는 성토가 적지 않았다. “트럼프가 탄핵당하면 이 노래를 불러야겠다”고 비판하는 글도 올라왔다고 한다.
어떤 장관의 경우는 베네수엘라 이민자가 갇혀 있는 엘살바도르 수용소에서 ‘상의를 벗은 채 서 있도록 하는’ 갑질로 물의를 빚기도 했다. 대통령도 물의, 장관도 물의였다.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한 후 온라인에서 아시아계를 비방·혐오하는 표현이 66%나 증가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폭력 위협도 크게 늘었다고 했다.
트럼프는 이번 한국인 300명 체포사태와 관련, 합법적으로 미국에 입국할 수 있는 해결책을 마련해주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인의 ‘용도’도 덧붙이고 있었다. “미국인 노동자를 고용하고 훈련시키는 것”이라고 했다.
미국인 노동자가 기술과 노하우를 다 익히고 나면 한국인도 추방 대상이 될 것 같은 발언이라고 확대해석할 수 있을 만했다. 그렇게 하면 트럼프의 꿈인 ‘마가’가 가능해질 것인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