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클레임]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0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이재명 정부 100일을 “혼용무도(昏庸無道), 즉 어리석은 군주가 세상을 어지럽게 만든 시간이었다”고 비난했다는 소식이다.
송 대표는 “말로는 협치를 외치면서 야당 파괴에 골몰하는 ‘표리부동’, ‘양두구육’의 국정 운영을 당장 그만두라”고 촉구하고 있었다, “거대 여당의 폭주 속에 정치 특검을 앞세운 야당 탄압, 정치 보복만 있을 뿐”이라고도 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국민의힘을 향해 “내란 세력과 단절하지 못하면 위헌 정당 해산 심판의 대상이 될지도 모른다. 명심하라”고 비판하더니, 송 대표는 ‘혼용무도’로 받고 있었다.
이재명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의 회동에서 ‘악수’를 한 것은 국민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 되고 만 셈이다.
그런데, ‘혼용무도’라는 말이 귀에 익숙했다. 10년 전인 2015년 연말 대학교수들이 ‘올해의 사자성어’로 뽑은 말이 ‘혼용무도’였다.
대학교수들은 ‘혼용무도’를 선택하면서 “어리석고 무능한 군주를 가리키는 ‘혼군(昏君)과 용군(庸君)을 함께 이르는 ‘혼용’과, 세상이 어지러워 도리가 제대로 행해지지 않음을 묘사한 ‘논어’의 ‘천하무도’(天下無道) 속의 ‘무도’를 합친 표현”이라고 했었다.
역사는 되풀이되는 것이라고 했는데, 정치판에서는 사자성어도 반복되는 모양이었다. 10년, 정확하게는 9년 10개월 만에 다시 들어보는 ‘혼용무도’였다.
당시 상황을 돌이켜보면, ‘혼용무도’라는 아우성이 나올 만했다.
우선, 담뱃값이 갑당 2500원에서 4500원으로 대폭 인상되었다. 비율로는 무려 80%였다.
그 바람에 담배를 끊지 못하는 애연가들은 다른 지출을 줄여야 했다. 이는 소비 부진을 불러왔다. 지금 또 10년 만의 담뱃값 인상 얘기가 나오고 있지만, 그럴 경우 가뜩이나 부진한 소비는 더욱 위축될 것이다.
‘중동호흡기증후군’이라는 ‘메르스’도 ‘악재’였다. 2012년쯤에 발생했다는데 사라지지 않고 있었다.
집값이 아닌 전셋값마저 크게 뛰고 있었다. 서울지역 아파트의 평균 전셋값은 2014년 12월 3억1864만 원에서 2015년 12월에는 3억7800만 원으로 5936만 원, 18.6%나 치솟고 있었다. 중산층 가구의 연간 소득 5299만 원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두 털어 넣어도 전셋값을 감당할 수 없을 정도였다.
먹고살기 빠듯해지면서 ‘헬조선’이라는 신조어도 기승을 부리고 있었다. ‘헬조선’은 지옥을 의미하는 ‘헬(hell)’과 우리나라를 뜻하는 ‘조선’을 결합해서 만든 말이라고 했다. 인터넷 사전은 ‘열심히 노력해도 살기가 어려운 한국 사회를 부정적으로 이르는 말’이라고 정의했다.
‘지옥불반도’라는 말도 생기고 있었다. ‘반도’에 지옥을 합성한 말이다.
정권에 대한 지지도는 추락할 수밖에 없었다.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혼용무도’는 구직자와 직장인이 ‘2016년의 대한민국을 가장 잘 드러낸 사자성어’로 선정하기도 했다. 그러니까 서민들은 2년 연속 ‘혼용무도’였다.
그렇지만, 10년 전의 ‘혼용무도’는 박근혜 정부 3년차가 끝나갈 무렵에 나온 사자성어였다. 반면, 이번 ‘혼용무도’는 이재명 정부 100일밖에 되지 않았는데 벌써 나오고 있다, 그런 면에서 조금 성급한 ‘혼용무도’인 듯싶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