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국회방송 갈무리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국회방송 갈무리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본회의 연설에서 ‘정치인 수거·폭파’라는 섬뜩한 기록을 언급하자,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제발 그리 됐으면”이라고 했다. 내란과 국가폭력의 의혹을 다루는 자리에서 사람의 생사로도 들릴 수 있는 말을 던진 것은 선을 넘어도 한참 넘은 일이다. 막말에도 할 말과 해서는 안 될 말이 있다. 국회의원의 말이 무거워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말의 책임은 이미 수차례 확인됐다. 최강욱 전 의원은 부적절한 발언으로 자리에서 물러났고, 정치권 곳곳에서 말 한 마디로 자숙과 퇴장을 반복한 사례가 이어졌다. 공적 언어가 갖는 파급력과 위험을 누구보다 잘 알아야 할 자리의 사람들이다. 그럼에도 원내대표가 내뱉은 가벼운 한 마디는 혐오와 조롱의 공기를 키우고, 의회 언어의 금도를 허무는 결과를 낳았다.

정치는 언어로 작동한다. 의회가 사용하는 말은 정책의 전조이자 공동체 규범의 기준이 된다. 폭력의 상상을 희화화하면 타협의 언어는 설 자리를 잃고, 남는 것은 선동과 동원뿐이다. 민주주의의 안전장치는 거친 말 앞에서 먼저 무너진다. 이번 사안은 ‘실언’으로 축소할 성질이 아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변명 없이 사과해야 한다. 직책의 무게를 스스로 판단해 결단도 해라.

잘못했다 사과하고 물러나는 게 세비를 주는 국민들을 위한 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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