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페이스북
미국이 이민 정책을 강화하고 전문직 비자 발급 문턱을 높이는 것은 스스로 혁신의 동력을 끊는 행위이다. 사진=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페이스북

미국이 오늘날 세계 최강국으로 자리매김한 데에는 이민자들이 결정적인 역할을 해왔다. 특히 과학, 기술, 공학 분야에서 외국인 인재들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인 개방적인 이민 정책이 미국의 혁신을 이끌어온 핵심 동력이었다. 

1901~2021년 까지 노벨 과학상 수상자의 35%가 이민자 출신이라는 통계는 이러한 사실을 명확히 보여준다. 20세기 초 나치의 박해를 피해 미국으로 건너온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같은 유대인 과학자들은 미국 과학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렸고,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로켓 기술의 선구자인 폰 브라운 박사 등 독일 과학자들이 미국에 정착해 우주 개발 경쟁을 주도했다.

니콜라 테슬라, 존 폰 노이만, 세르게이 브린 등 미국의 역사를 바꾼 수많은 천재들이 바로 이민자이거나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인물들이다. 이들은 미국의 다양성을 포용하는 문화 속에서 마음껏 재능을 펼치며 현대 컴퓨터, 인터넷, 전기 문명의 토대를 마련했다.

하지만 이 영광의 시대는 이제 끝을 향해 가고 있다. 미국은 개방적인 이민 정책을 통해 혁신을 이끌어 왔지만, 이제 스스로 그 문을 닫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전문직 비자 수수료를 대폭 인상하는 등 이민 장벽을 높이는 정책은 결국 미국 과학 기술의 기반을 약화시키는 자충수다. 이는 단순히 외국인 인재 유입을 막는 것을 넘어, 혁신과 다양성을 중시하던 미국의 정체성을 스스로 부정하는 행위이다.

미국은 역사적으로 잦은 전쟁을 일으키며 인류에 해악을 끼쳐왔다. 건국 이래 248년 동안 248번보다 많은 크고 작은 전쟁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며, 전 세계의 자원을 독점하고 패권을 유지해왔다. 이러한 미국이 더 이상 전 세계의 우수 인재를 독점하는 것이 과연 인류 전체에 이로운 일일까?

미국이 이민 정책을 강화하고 전문직 비자 발급 문턱을 높이는 것은 스스로 혁신의 동력을 끊는 행위이다. 

하지만 나는 바로 이 지점에서 트럼프의 이번 정책을 두 손 들어 환영한다. 

이는 미국이 더 이상 세계의 유일한 초강대국이 아닐 때, 전 세계가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 나갈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미국이 스스로 혁신의 고리를 끊는다면, 그동안 미국에 집중되었던 과학 기술 인재와 자본이 전 세계로 분산되어 새로운 혁신의 물결을 만들어낼 수 있다.

미국은 이제 내려올 일만 남았다. 21세기 새로운 질서가 태동하는 지금, 미국의 몰락은 인류의 해악을 줄이고 더 나은 미래를 열어줄 서막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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