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억 쏟아 붓고 “경제성 없다” 한 줄 해명… 책임도, 개혁도 없는 공기업 무책임

부채 위기에도 성과급 잔치를 이어가는 석유공사에 국민 불신이 커지고 있다. 사진=한국석유공사
부채 위기에도 성과급 잔치를 이어가는 석유공사에 국민 불신이 커지고 있다. 사진=한국석유공사

한국석유공사는 22일 대왕고래 프로젝트가 결국 “경제성 없음”이라는 한 장짜리 보도자료로 결론 맺었다. 1000억 단위 예산이 들어간 초대형 사업이 실탄처럼 소리소문 없이 바다에 파묻힌 꼴이다. 애초부터 과학적 근거와 시장 타당성은 부족했고, 국책사업의 외피만 씌워 실패가 예견된 악순환이었다.

그런데도 석유공사는 수년 동안 각종 언론 홍보, 무리한 입찰 연장, 해외투자자 띄우기까지 쇼를 벌이다가, 이제 와서 “더 탐사 안 한다, 시료 분석 결과 자원 없다”는 씁쓸한 해명만 던진다. 사업 코어였던 대왕고래 구조 시추는 회수 가능 자원 발견조차 못 했다. 한 줄 공식문서로 모든 책임을 털어버린 이 무책임, 무능이 도대체 어떻게 공기업의 기본윤리인가.

더 심각한 건 그동안 탐사, 예산, 자문비, 위탁비 등으로 소진된 혈세의 책임 추궁이다. 실패 기획, 부실 검증, 국책사업을 빙자한 ‘묻지마 투자’ 모든 책임은 어디로 갔나. 셈법 없는 손실에 대한 해명은커녕, 내부 감사와 구조 개혁, 경영진 문책조차 없다. 국민에게 “자원안보에 기여하겠다”는 구태의연한 슬로건만 반복된다. 구색 맞추기 형식적인 입찰·우선협상 절차도 결국 실패의 변명일 뿐이다.

허술한 사업평가, 변명식 해명, 책임 전가. 석유공사는 더 이상 공기업의 탈을 쓴 안전장치가 아니다. 관리‧감독기관은 즉각 감사에 착수하고, 경영·구조적 실패의 책임자를 끝까지 추적해야 한다. 공공의 신뢰를 이렇게 내팽개친 공기업엔, 경고만으론 부족하다. 혈세 낭비와 정책적 실패를 반드시 대가로 돌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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