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률 작가
박상률 작가

[뉴스클레임]

중국의 문인 루쉰은 인간을 추구하면서도 인간에 대해 끝없이 회의하였다. 그렇지만 ‘일각’이라는 글을 보면 ‘나는 내가 인간 세상에 살고 있다는 걸 잊지 않는다’며 인간 세상에 살고 있는 자기 자신을 늘 일깨웠다.

제국주의로부터 나라를 지키려고 독립 전쟁을 한 것도 아닌 내란우두머리범에게 수억의 영치금을 보낸 종자들의 소식을 듣는 순간 요즘 유행하는 말로 ‘어이상실!’. 같은 하늘을 이고 살고 있다는 게 부끄럽기 그지없는 종자들이 많은 세상. 염치가 없는 건지, 뻔뻔한 건지, 도무지 짐작조차 안된다

그 대척점에 있는 종자들에겐 기억을 상실한 건지, 똥 누러 갈 때 하고 올 때 하고 마음이 다른 건지, 죽 쒀서 개 주고 싶은 건지 묻고 싶다.

대한민국은 일본제국주의 지배를 35년 넘게 받았지만, 프랑스는 독일 나치 지배를 3년밖에 받지 않았다. 그런데도 대한민국은 친일 족속을 한 명도 처벌 못 했고, 프랑스는 사형선고만도 6000여 명에 실제 집행만도 700여 명이었다.

보수주의자인 드골 당시 프랑스 대통령은 나치에 협력한 놈들 가운데 동정을 받을 가치가 전혀 없는 배반자들은 머리가 우수한 지식인, 문인들과 직업군인들이라고 했다. 당시 프랑스의 숙청 논리는 나치 전체주의에 민족의 혼과 정신을 팔아먹은 민족반역자들은 프랑스 말을 할 자격이 없는 외국인이나 마찬가지라는 거였다.

내란 청산을 아직 못했는데, 여기저기서(특히 검찰, 언론, 법원, 관료 들) 내란 동조자들이 다시 고개를 쳐들고 있다. 친일 청산을 못 해 지금까지 고생하고 있는데 이젠 내란 청산 문제까지 얹히어 맥이 빠진다.

나관중의 ‘삼국지연의’ 서시에 나오는 한 대목만 입에 오르내린 하루...

(...)

예나 지금이나 산은 푸른 그대로인데

지는 해는 날마다 같은 빛이 아니구나

(...)

그래도 우리 모두 인간 세상에 살고 있다는 걸 잊지는 말아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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