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쓸개 다 빼놓고 비위 맞춘다는 말이 있다. 그 순간만큼은 사람이길 포기한 이들에게 하는 말이다. 영리병원 칼럼을 썼던 일부 경제지도 비슷하다. 간도 쓸개도 없는 언론이다.
한참 제주 영리병원개원이 소용돌이 칠 때 한국경제신문은 칼럼(2월 9일자)을 통해 제주 영리병원의 이름을 다른 이름으로 했다면 과연 이렇게 반대하는 이들이 많았겠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이름 때문에 해보지도 않고 비판하고 반대하는 것은 잘못됐다고도 했다.
기가 찼다. 언론 맞나 하는 의문마저 든다. 물론 영리병원을 통해 일자리가 늘어나고 병원에 자본이 투자돼서 경제를 활성화시키면 잘하는 일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새만금에 투자해서 경제자유구역의 무역중심도시로 성장시킨다고 하면 그곳 주민들은 모두 좋아할 것이다. 하지만 이미 한번 환경이 파괴된 곳이다. 더 이상 인위적인 환경파괴는 없어야 한다.
그렇다면 영리병원을 만들면 경제가 되살아나고, 의료의 질이 나아질까? 적어도 지금보다는 후퇴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경제는 칼럼에서 해보지도 않고 막는 것은 구더기 무서워 장을 못 담그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미 선진국 사례는 영리병원으로 인해 의료전달체계가 무너져 있음을 방증한다. 미국에서 한국의 건강보험제도를 보고 배울 정도다. 물론 아직도 개선해야할 점은 많다. 하지만 적어도 골고루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정책은 보편적 복지의 가치 수준에 올라와 있다.
세금을 거둬 스케일링과 레진급여화에 힘썼고, 5대 중증질환에 대해 차상위계층들은 보험을 적용받기도 했다. 누구에게나 목숨은 태어난 순간부터 중요하다. 그런데 영리병원이 생기면 차별이 존재한다. 돈에 따라서 고가의 진료를 받거나 못받거나로 나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영리병원의 실체다.
언론사들의 칼럼처럼 영리병원을 이름만 바꾼다고 해서 그 실체까지 바뀌는 건 아니다. 일부 언론들의 영리병원 선동도 멈추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