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석기 전 서울경찰청장은 끝까지 용산참사 책임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할 것인가? 아마도 그럴 가능성이 높다. 이는 며칠 전 발표한 검찰과거사위원회의 용산참사에 대한 조사결과만 봐도 알 수 있다. 과거사위는 며칠 전 결과 발표에서 당시 경찰과 검찰의 잘못을 인정했다. 당연히 재수사를 해야 마땅하지만 과거사위는 수사보다는 사과와 개선 권고만 내렸다. 죄는 있는데 처벌을 할 수 없다는 어정쩡한 결과다.
그런데 이 같은 결과에 적반하장 격으로 가해자들이 도리어 발끈하고 나섰다. 용산참사 당시 특별수사본부 소속 검사들은 조사결과에 반발하는 입장문을 냈다. 명예를 훼손했다는 거다. 책임도 묻겠다고 으름장도 놓았다. 잘못된 판결을 해놓고도 자존심만 세우는 격이다.
용산참사진상규명위원회는 이들 검사들에게 "참으로 뻔뻔하고 후안무치(厚顔無恥)한 적반하장(賊反荷杖)"이라며 "이미 과거사조사단에 대한 외압의 당사자로 지목된 이들"이라고 주장했다.
위원회에 따르면 2009년 용산참사 특별수사본부는 당시 정병두 검사(현 변호사, LGU+ 사외이사)를 본부장으로 해, 조은석 검사(현 법무연수원장)가 수사총괄을 담당했으며 그 외 17명의 검사와 24명의 검찰 수사관으로 구성됐었다. 조은석 검사를 비롯해 이들 상당수는 현직 검찰 고위직에 있거나 정병두처럼 퇴임한지 얼마 안 된 전관 변호사로 있으면서 권력을 이용해 과거사 조사단을 압박했다.
기가 찰 노릇이다. 이 나라는 이런 썩어빠진 검찰 나리(?)들 더 문제다. 용산참사에 대한 재조사 자체를 인정하지 않으며 위협한 이들이, 조사결과를 부정하고 과거사위와 조사단에 대해 명예훼손 운운하는 것에 유가족들은 모욕감과 분노를 감출 수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검사들을 다시 재조사할 명분이 생겼다. 본인들도 억울한 부분이 있다는 것이 그것이다. 더 조사해서 참사로 인해 사망한 국민 6명보다 어떤 게 더 억울한지를 가려봤으면 한다. 그때 가서도 용산참사 검사들이 명예훼손 운운하는지 그 입들을 한번 보고 싶다.
용산참사는 이명박정권의 공권력에 의한 살인이다. 국가폭력으로 사망한 국민들보다 더 억울한 이들이 또 누가 있을까. 과거사위의 결과발표는 허울이다. 책임자 처벌하고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