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하는 장사 밑지는 법 없다구!”

집장사로 짭짤히 재미를 보고 있다는 숙자는 입에 침을 튀기며 성여사를 부추기고 있었다.

이런 건 함부로 말 하는 게 아니지만 넌 학교 때 얼마나 똑똑했니?

반장은 도맡아 하고, 그런 네가 쥐꼬리 만한 남편 월급이나 쳐다보고 전셋집이나 옮겨 다니는 게 좀 안됐어서 그래!”

괜 스리 열었다 닫았다 하는 핸드백 속엔 수표 뭉치가 가득했고 손가락엔 알밤만큼이나 커 보인 다이야 반지가 찬란한 광채를 뿜어내고 있었다.

귀가 솔깃해진 성 여사는 그동안 내 집 마련의 꿈을 안고 꿍쳐 모은 돈에 친정 엄마를 조르고 여기저기서 빚을 내어 강남에 짜투리 땅 하나를 샀다. 그것을 이리 뒤집고 저리 엎어 치면서 시작한 부동산 투기가 황금알을 낳아주더니 급기야는 금송아지가 될 줄이야! 성 여사는 자신도 놀라 자빠질 지경이 되었다.

처음엔 남편 몰래 저지른 일이라 마음이 조마조마했지만 이젠 간뗑이가 부어올라 괜한 일에도 하하 호호 웃음이 절로 배어 나왔다. 성 여사는 혹시 꿈이 아닌가 싶어 자신의 허벅지를 꼬집어도 보고, 손마디를 꺾어 똑똑 소리를 내어 보기도 했다.

그 동안 풍치 좋은 언덕바지에 이층 양옥을 지어 이사도 했고, 외제 호화 가구도 새로 들여와 격에 맞게 분위기도 살려 놓았고, 특히 자신의 몸치장에도 시경을 썼다.

외출 준비가 끝난 성 여사는 전신이 보이는 거울 앞에 서서 빙그르 한 바퀴를 돌아보고 만족한 웃음을 흘리며 혼자 말을 했다.

오늘부턴 나도 집장사가 아니고 어엿한 건설회사 사장님 이란 말씀이야!“

그녀는 사장으로서 근엄한 표정도 지어보고 박 전무! 그일 어떻게 됐죠? 그딴 일 하나도 매끄럽게 처리 못해욧! 멍청하기는, 오늘 당장 해결 하도록 하시오! 그리고 김 비서! 오늘 내 스케쥴 어떻게 돼 있지? , 좋아! 저녁 약속은 됐나?’

1편끝. 2편에서 계속.

▶양동일 작가소개(프로필 순천중고 졸업, 한국외대 영어과 졸업, 홍익대 대학원 미술사학 졸업, 재미 문인협회 회원, 현)재미꽁뜨작가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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