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편에 이어~

마음 붙이기가 힘들었어! 처음엔 꿈 속에 정아가 자꾸 나타나서 허!!”

결혼 않하세요?”

결혼을 할 꺼라면 정아를 그렇게 놓치진 않았겠지!”

헌데 오빠! 너무 외로워 보여요. 애인이라도 사귀어 보세요. 외로움을 달래줄!”

필요 하겠지! 나도 건강한 남자니깐. 그래서 세상엔 부담 없이 외로움을 달래줄 여자들이 있는 거겠지.”

이렇게 성숙해서 다시 만난 우리는 허물없는 친구처럼, 스스럼없이 무엇이나 편안한 마음으로 말할 수 있는 사이가 되어 버렸던 것이다.

그래 남편은 아끼고 사랑해 주나, 정아를?”

네 저두 그렇구요!”

다행이군, 행복해 보이니. 좋은 사람을 만난 게로군!”

네 그런 것 같애요.”

나도 파리 생활 몇 년에 생각도 생활도 많이 변해버린걸 느껴!”

어떻게요?”

글쎄, 뭐 인생도 예술도 별게 아니란 생각도 들고, 세상을 다 산건 아니지만 좀 자유스러워 졌다고나 할까! 예술이란 결국 인생살이의 연장선상에서 봐야 한다는 것을 터득 했다 할까? 외설스럽게 타락했다고 할까?”

변하긴 변했네요. 그때의 오빤 도덕자연 했고 순수 그 자체였던 것 같았는데, ,!”

그랬던가? 이제야 인간의 본질로 되돌아 온 거겠지!”

그럴줄 알았으면 제가 줄기차게 기다렸어야 하는 건데. 성급 했나 봐요.”

아직도 난 한 지아비로선 실격이야! 언제고 방황의 길로 선뜻 들어설지 모르는 항상 위태위태한 존재니까!”

그렇담 일찍 팔려간 게 다행이구요.”

그럴지 모르지. 그래서 우린 이렇게 자유인으로 자유스럽게 대화를 나눌 수 있으니 말이야! 바가지 긁히거나 얻어맞는 불상사도 염려할 필요 없이.”

잠간만요, 화장실 좀.”

정아는 의자에서 일어나 거실 쪽 문을 열고 들어갔다. 화장실은 준호가 거처하는 방 안에 붙어 있었다. 그녀는 방 안을 둘러보았다. 그리다만 여자 누드가 이젤위에 놓여 있었고 벽 면엔 여자의 나신들이 요염한 포즈를 취한 채 붙어 있었다. 침대 발치엔 남녀가 알몸으로 포옹하고 있는 포스터 크기의 사진이 걸려 있었다. 그 옆엔 벌거벗은 여자 마네킹이 멍청한 자세로 서 있었다. 어느 샌가 준호가 뒤따라 들어와 있었다.

방 안이 지저분하지?”

아뇨, 괜찮아요. 그런데 오빠! 누드모델이 필요 하세요?”

정아는 그를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그녀를 마주보던 그의 눈이 잠간 빛을 튕겨 내더니 천천히 정아의 눈으로 다가가고 있었다. 정아는 눈을 감았다. 그리고 정지된 상태로 그 자리에 마네킹처럼 오래 오래 서 있고 싶었다.

끝.

▶양동일 작가소개(프로필 순천중고 졸업, 한국외대 영어과 졸업, 홍익대 대학원 미술사학 졸업, 재미 문인협회 회원, )재미꽁뜨작가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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