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에 이어~

잘나지도 못한 친구 애들은 척척 취직도 잘 하드만, 미나 엄마의 심기가 편 할리 없는데 평소 바보처럼 말없고 소리 없이 웃기만 하던 송자 딸 마저 취직이 되었다고 모처럼의 함박웃음을 자아 낼 땐 비위짱이 상해 미국에서 남동생이 온다는 핑계로 일찍 집으로 돌아와 버렸다. 미나 엄마는 창밖으로 멍청한 시선을 던지며 이 일을 어찌해야 할까? 생각에 생각을 거듭해 보지만 별 뾰쪽한 묘안이 떠오르지 않았다. 생각이 미나 엄마의 학창시절에 이르자 에그머니나.! 왜 하필 그 생각이 떠오른담. 자신은 미나보담 더했으면 더 했지 어느 하나 나은 데가 없었다. 머리 나쁜 것 하며, 친구들과 싸돌아다니다 엄마한테 야단맞은 것 하며. 미나가 날 닮았으니 탓 할게 없구나 생각하니 피식 쓴웃음만 나왔다.

산과 들에 울긋불긋하던 단풍도 지고 난 초겨울의 을씨년스런 날씨가 엄습해와 걱정거리만 싸여가고 있었다. 겨우살이 걱정도 이만 저만이 아니지만, 자식이라곤 하나밖에 없는 무남독녀 미나의 앞날에 행운의 여신이 함께 해주십사 간절한 기도라도 올려야겠다.

남편이 일찍 죽고 미나 하나 잘 키워 보겠다고 얼마나 고생을 했던가! 이젠 잘살게 되어 걱정거리가 없어진 줄 알았더니 걱정은 떠나지 않고 늘 주변을 맴 도는 것 같았다. 맘 편히 먹으면 될 텐데 영 그게 되지가 않았다. 걱정도 팔자라더니! 미나 엄마는 고개를 쎄게 흔들며 모든 걸 잊고 싶었다.. .

크리스마스를 목전에 둔 거리는 온통 울긋불긋한 색상의 데코레이션과, 콩알 전구들의 요란스런 모양새를 뽐내는 장식이 어울려 들뜬 분위기에 휩싸인 채 들썩 거렸고, 괜스리 할 일없이 오가는 인파로 상가 앞은 분주했다. 미나는 친구들과 어디선가 흘러나오는 캐롤송을 따라 부르며 바쁜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 하나 걸리지 않나 두리번거리는 남자들과 스쳐 지날 땐, 눈웃음을 건네주면서 마음을 설래 게 해주고 깔깔 대며 지나치기도 했다. 어떻하면 멋있는 남자 혹은 여자와 즐겁고 보람찬 크리스마스를 보낼까? 어디가야 그런 상대를 만나보나 그들의 시선 속엔 꿈같은 희망이 묻어나는듯했다. 미나도 들뜬 채 친구들을 따라 가면서도 마음속으론 오늘 신랑깜이나 만나게 해달라는 소원을 빌고 있는 자신의 모습에 화들짝 놀랐다. 요즘 여자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취집이란 말이 자신에게 어울린다고 생각되어 비장의 무기로 시집이나 잘 가길 바라고 있던 터였기 때문인가 보다.

미나가 고향이랍시고 살고 있는 S시는 풍광이 좋고 날씨도 따뜻해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지만, 특히 미녀들이 많이 배출되는 곳이어서 멀리 서울에서도 신부깜으로 이곳 여자들이 퍽이나 인기가 있는 곳이기도 했다. 오늘 만 해도 그렇다 남쪽 해안을 끼고 있는 이곳을 찾아온 총각들은 혹 미녀를 만날 수 있는 행운을 기대하며 좀 떨어진 대도시에서 이곳에 연줄이 있는 처녀를 통해 미팅을 신청해온 엘리트 청년들이었다. 크리스마스를 이곳에서 멋있게 보내고 난후 미국으로 건너갈 전문의들이었다. 서로 마음에 들면 금상첨화인 셈이다. 미나는 잔뜩 기대에 차 마음까지 콩당 거렸지만 애써 진정을 하는 모습이었다. 오늘 어떻게 처신해야 할까? 미모엔 그런대로 합격하겠지만, ! 내놀게 없으니 걱정이 앞섰다.

2편끝. 3편에서 계속~.

▶양동일 작가소개(프로필 순천중고 졸업, 한국외대 영어과 졸업,홍익대 대학원 미술사학 졸업, 재미 문인협회 회원, 현)재미꽁뜨작가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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