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편에 이어~
미나가 친구를 따라간 곳은 아담한 이층의 바다가 보이는 누구의 별장이었다. 크리스마스 장식이 된 이층엔 미리 와서 장식을 막 끝낸 남자 셋이 환영을 해주었다. 미남들은 아니었지만 공부 하느라 데이트도 못해본 총각들 같았다. 미나는 그들을 만나고 나니 오히려 긴장이 풀리고 친근감이 묻어났다. 그중에 키가 큰 청년이 정열적인 남자라는 느낌이 와 닿았다. 그와는 가벼운 접촉만으로도 격렬한 불꽃이 일었으며 차츰 그가 좋아졌고, 그의 허스키한 목소리만도 그녀의 영혼을 뒤흔들기에 충분했다. 미나는 평소 때완 다르게 다소곳했지만 그가 권하는 것이면 뭐든지 따라했고, 얼굴에 미소를 잃지 않았다. 품위있게 칵테일도 마셨고 그가 이끄는 대로 월츠도 추었다. 그는 서툴지만 미국 생활에 적응키 위해 배우고 있다고 했다. 미나는 그가 사랑하는 연인이 되었으면 했다. 헤어질 때쯤엔 그의 눈빛이 미나를 갈구 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미나는 그의 볼에 입 마춤을 하고 헤어졌다. 다음날의 산행을 약속하며 그를 달랬다. 산행의 차림으로 나온 그는 무척 즐거운 표정으로 등산을 했다. 마주보며 미소도 짓고 가끔씩 손을 잡아주기도 하며 오랜 연인처럼 다정하게 굴었다. 보리밥집에서 동동주도 마시며 얼큰한 기분을 만끽하며 행복을 맛보았다. 이런 게 행복이구나! 하고 느꼈다. 사람이 없는 곳에서 그는 미나를 포옹하며 키스를 했다, 미나는 가슴이 떨려왔지만 피할 수가 없었다. 어쩜 기다렸는지도 모를 포옹과 키스였으리라. 키스를 하고나니 그는 이제 내 남자라는 생각이 미나를 감싸버렸는지 자꾸만, 그에게 안기고 싶어졌다. 그가 미나를 안은 채 프로포즈를 하였고, 미나도 고개를 끄덕여 주며 얼굴을 붉혔다
“ 엄마! 걱정 하지마! 나 ‘취집’ 했어!”
웃음을 머금고 깔깔 대며 뇌까리던 미나년의 얼굴이 자꾸만 떠올랐다.
결혼과 함께 미국행을 꿈꾸는 행복의 나날을 보내던 미나는 떠나갔고.
미나 엄마도 덩달아 바쁜 나날을 보냈지만, 미나를 떠나보내고 나서, 무얼로 세월을 보내나? 또다시 걱정은 앞섰다. 이젠 동창 계도 빠지지 않고 나가고, 특유의 너털웃음은 여전하지만 마음 한구석의 쓸쓸 함은 어쩔수가 없었다.
< 취집! 요건 몰랐지!>
뇌까리던 미나의 얼굴을 떠올리며, 미나 엄마는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를 엉거주춤한 표정을 지은 채 먼 산을 오래오래 올려다보고 있었다.
끝.
▶양동일 작가소개(프로필 순천중고 졸업, 한국외대 영어과 졸업,홍익대 대학원 미술사학 졸업, 재미 문인협회 회원, 현)재미꽁뜨작가 활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