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심 새우깡이 국산 원료를 쓰지 않고 미국산을 원료를 사용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새우가 많이 잡히는 군산 어부들은 반발하고 있습니다. 생존권 위협이랍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농심이 제기한 폐플라스틱 문제가 생존권 위협일까요. 어민들은 근거없는 낭설이라고 주장하지만, 반대로 어민들의 주장 또한 근거가 없어 보입니다. 농심의 주장을 대변하기 보다는 환경이 그만큼 피폐해져 이제 우리 몸속까지 위협하는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당연히 우리 몸을 위해서라도 식품 제조 원료에 대해 제조사가 신경을 쓰는 건 당연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30일 KGC인삼공사 등 식품업체 관계자들에 따르면 식품의 품질은 원료의 품질로부터 결정됩니다. 그런데 원료의 품질이 갈수록 나빠집니다. 고품질 원료의 안정적인 수급이 어려워지면, 농식품은 우선 대체 원산지의 원료를 수급하다가 이마저도 어려우면 생산을 중단할 수밖에 없는 형국입니다.
일반적으로 대체품을 생산하거나 수입선을 쉽게 다변화 하는 제조업과 달리, 농식품의 원료가 되는 농산물은 생산지와 재배기간, 지역적 특성을 타기 때문에 수입선의 다변화가 그리 쉽지는 않습니다.(이번 일본의 수출제한 조치에 따른 우리나라의 피해는 농산물 원료의 수출제한 조치 시 발생할 수 있는 피해와 매우 유사하다.)
미국산 50%와 국산 50%를 혼용해 새우깡을 제조한 그 시점부터, 서해안 새우를 더이상 사용할 수 없을만한 시점이 올거란 것을 예상 했을 것입니다.
식품회사 농심만 비난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실제로 농심은 국산 수미감자를 이용해 감자칩을 만드는 유일한 기업이기도 합니다.
국내 농업의 문제점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판로입니다. 새우깡의 경우 48년간 국내산 새우를 납품 받아왔다고 하는데, 과연 그 기간동안 관계기관과 생산자체는 품질 향상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해 왔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깁니다.(기업이 납품 받을 때는 별도의 품질 기준이 있기 때문이며, 이 기준을 만족 해야지만 구매가 가능하다. 국내산이라고 다 구매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물론 기업도 자신들이 원하는 품질의 원료를 납품 받기 위해 생산자들을 교육하거나 지원사업을 벌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농심이 수산 전문기업도 아니고, 이번 사건은 새우보다는 바닷물에서 오는 영향이 더 커 어찌 할 도리가 없었습니다.
기업은 국산이냐 수입산이냐 보다 좋은 품질의 원료를 확보하는 것이 더 중요한 상황입니다.
대부분의 농식품에 들어가는 원료 중 국내산의 경쟁력은 안타깝게도 높지 않습니다. 국내산을 쓰기 위해서는 매우 큰 용기가 필요할 때도 있습니다.
한편으론 48년간 농심이 국산 새우를 사용했다는 것이 오히려 대단해 보이기도 합니다.
우리 농산물만 무조건 쓰자고 하는 건 경쟁력 향상을 위해 바람직한 건 아닙니다. 농산물의 경쟁력 향상이 또한 생산량, 재배면적의 증가만도 아닙니다.
농업 정책의 고도화가 절실한 시점으로 보여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