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리아세일페스타를 아세요?”, “무슨 축제인가요? 처음 들어보는데요.”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도 알려져 있는 ‘코리아세일페스타’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이다. 올해 6회째를 맞았지만, 여전히 소비자들은 행사 존재 자체마저 모른다는 반응이다.
단계적 일상회복의 첫 걸음과 함께 ‘2021 코리아세일페스타’가 지난 1일 개막했다. 코리아세일페스타 추진위원회가 주최하고 정부와 전국 17개 광역시·도가 후원하는 이번 행사는 오는 15일까지 2주간 온·오프라인에서 동시에 열린다. 올해는 2053개 업체가 참가,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된다.
이번에도 반응은 ‘시큰둥’하다.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와 같은 줄 서는 행렬은 찾아볼 수 없었다. 장기화된 감염병 사태 속 침체된 경제를 활성화시키고 연말 소비심리 상승을 바라봤던 유통업계의 기대는 물거품이 될 지경이다.
언제나 그랬듯 ‘코리아세일페스타’가 실패하는 이유는 ‘일반적인 할인 행사’에 그친다는 점이다. 쉽게 말해, 이틀간 온·오프라인을 휩쓸었던 신세계의 자체 행사 ‘쓱데이’처럼 ‘반값 한우’나 ‘반값 샤인머스켓’처럼 소비자가 혹할 만한 대규모 할인 혜택이나 제품 등이 없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지금은 해외직구에 능통한 소비자들이 허다하다. 마우슬 조금만 더 움직이고 시간을 내면 비슷하거나 더 좋은 품질에 더 싼 가격의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데, 광군제나 블랙프라이데이에 못 미치는 ‘코리아세일페스타’가 소비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까.
내년에도 어김없이 ‘코리아세일페스타’는 찾아올 것이다. 변화 없이 지금의 모습을 유지한다면 ‘역시나 소문난 잔치에 먹을 거 없다’라는 혹평을 면치 못할 듯하다. 이 낙인이 계속되면 사실상 코리아세일페스타를 지속할 이유는 없다. 진정 소비자와 함께하는 대규모 할인 축제가 되고 싶다면, 행사 의도부터 다시 생각해봐야 할 필요가 있다. 특별한 상품이나 높은 할인율을 선보여 ‘소수만 아는 축제’가 아닌 소비자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쇼핑 축제로 거듭나길 기대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