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대기업 순혈주의·연공서열 타파 강화…"조직 사기와 효율 균형 필요" 지적도

[뉴스클레임 = 장시복 기자] 순혈 주의와 연공 서열의 파괴.
국내 대기업들이 글로벌화하고 경영 생태계도 급변하면서 과거의 '공채 기수 문화'는 소멸돼 가는 양상입니다.
올 연말에도 그런 경향세는 두드러졌습니다. 많은 대기업 '공채' 임직원들 사이에서 "몸값을 높이려면 다른 회사로 이직을 해야하나"라는 볼 멘 목소리도 나옵니다.
공채로 입사해 선배를 따르고 후배를 이끌며 조직 문화에 발맞춰 일하다 보면 어느새 간부, 임원 코스를 밟아 정년까지 일하는 '승진의 정석'은 이제 차차 '전설'로 남을 듯 합니다.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삼성·현대차·SK·LG 등 4대 그룹 등이 수년 전부터 해외 인재나 경쟁사 인력을 스카우트 하는 등 외부 수혈이 흔해지더니, 이젠 상대적으로 공채 기수 문화가 강했던 내수 위주의 유통 대기업들도 이런 트렌드에 적극 동참하고 있습니다.
이른 바 '메기 효과'(Catfish Effect·경쟁력 제고를 위한 자극)를 노리는 셈입니다. 4차 산업혁명과 ESG 경영 등이 화두로 떠오르며 생태계의 틀이 바뀌고 있고, 미래 먹거리를 선점하려는 경쟁은 날로 치열해집니다.
특히 올 하반기 인사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그룹이 바로 롯데그룹입니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컨설턴트 출신부터 라이벌 기업 출신들을 주요 계열사의 수장으로 대거 앉히며 조직에 충격 요법을 줬습니다.
특히 그룹 간판인 쇼핑 사업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변화의 속도가 가장 빠른 분야 중 하나다보니 기존의 시스템으론 대응이 쉽지 않다는 판단으로 풀이됩니다.
오미크론 등 변이 바이러스가 나오는 등 어디로 튈 지 모르는 불확실성의 시대입니다.
기존 헤게모니를 타파하고 업역별 경계를 허물며 성과 위주로 '애자일'(agile·민첩한) 조직을 만들겠다는 구상입니다.
신세계그룹도 2019년 컨설턴트 출신의 강희석 이마트 대표를 선임한 이후 e커머스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의 외부 인재들이 영입됐고, 현대백화점그룹도 올 인사에서 패션 계열사 한섬의 해외패션부문 사장으로 박철규 전 삼성물산 부문장을 선임했습니다.
대한민국 재계 인사 트렌드를 이끄는 삼성전자의 경우 청년 인재 육성을 위해 대졸 공채 제도는 유지하면서도, 앞으로 연공 서열을 타파하고 나이와 상관없이 인재를 중용해 젊은 경영진을 조기 육성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습니다.
일을 잘하면 MZ세대(1980~2000년대생) 30~40대 임원·경영진도 언제든 발탁하겠다는 '실력 제일 주의'입니다.
'30년 △△맨' 같은 용어는 차츰 역사의 뒤안길로 저물 듯합니다.
과거와 달리 조직 충성도도 옅어진 게 사실입니다. "더 좋은 조건이면 언제든지 떠날 준비를 해야겠다"는 인식도 확산했습니다. MZ세대 젊은층일수록 더합니다.
여기에 양극화로 부동산·주식 등 자본소득이 근로소득을 압도하는 시대적 상황과 분위기도 무관치 않습니다.
순혈 주의도, 외부 수혈도 한쪽에 극단적으로 치우치면 정답이 될 수 없습니다.
"조직에 자부심이 높은 기존 임직원들의 근로 의욕과 사기를 끌어올리면서 적절한 외부 자극을 줄 수 있는 운용의 묘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지적이 재계 곳곳에서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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