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누리꾼들, ‘설강화’ 방영 중단 및 전량 폐기 요구 트럭시위 벌여

전광판 트럭을 동원한 시위가 프로배구와 프로야구계에 이어 드라마로도 번졌습니다.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인 JTBC 드라마 ‘설강화’의 방영 중단과 전량 폐기를 요구하기 위함입니다.

일부 누리꾼들은 23일부터 ‘1987년의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설강화는 민주주의 모욕과 역사왜곡의 신호탄’, ‘허구의 로맨스와 흩날리는 눈이 아닌 피와 역사’, ‘거저 얻어낸 민주주의가 아니다’, ‘다채로운 역사왜곡의 즐거움 설강화’ 등 문구가 담긴 트럭을 JTBC 앞, 광화문, 종로, 상암동 등지로 보내고 있습니다.

이번 트럭 시위는 오는 25일까지 진행될 예정입니다.

사진=트위터
사진=트위터

‘설강화’는 1987년 서울을 배경으로 여자 기숙사에 피투성이로 뛰어든 명문대생 ‘임수호’(정해인)와 위기 속에서 그를 감추고 치료해준 여대생 ‘은영로’(지수)의 로맨스를 그린 드라마입니다.

그러나 안기부 직원을 정의의 사도처럼 묘사하고 간첩이 미화된 모습으로 대학생들과 친밀하게 어울리는 등 역사왜곡 및 군부미화 민주화운동 폄하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이에 JTBC는 “‘역사 왜곡’과 ‘민주화 운동 폄훼’ 우려는 향후 드라마 전개 과정에서 오해의 대부분이 해소될 것”이라며 “부당한 권력에 의해 개인의 자유와 행복이 억압받는 비정상적인 시대가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라는 제작진의 의도가 담겨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나 ‘설강화’의 방영 중단, 전량 폐기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더욱 거세지고 있습니다. 청년 시민단체 ‘세계시민선언’은 지난 22일 서울서부지방법원에 ‘설강화’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습니다. 

세계시민선언 측은 “‘설강화’에서는 수많은 민주화 인사들을 이유 없이 고문하고 살해한 안기부 소속 서브 남주인공을 우직한 열혈 공무원으로 묘사하며 안기부를 적극 미화하고 있다”며 “이는 군부독재에 온몸으로 맞선 이들에 대한 모독”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군부독재 국가들에 세월이 지나면 자신들의 국가폭력 또한 미화될 수 있다는 시그널을 줄 수 있는 위험천만한 행위”라며 “그런 드라마가 버젓이 방영되고 온라인동영상서비스를 통해 해외로 수출되기까지 한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단체 측은 “‘설강화’가 JTBC라는 파급력 큰 채널을 통해 송신된다는 것은 역사적 경험을 겪지 못한 세대에게 왜곡된 역사관을 심어줄 수 있다”며 “법원이 ‘설강화’에 대한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함으로써 방송이 희생당한 시민들에 대한 모독행위를 할 수 없게끔 중단시켜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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