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에서 가장 위대한 세대라고 불리는 이들이 있다. 1930년대 미국 대공황 시대에 태어나 2차 대전에 참전한 세대들이 바로 그들이다. 이들은 1950~60년 대 경제발전을 이룩해 미국을 세계 최강의 나라로 올려놓은 세대다. 하지만 필자에겐 이 미국인들보다 더욱 위대한 세대라고 인정하는 이들이 있다. 바로 대한민국의 ‘베이비부머’ 세대다. 한국전쟁 직후인 1955년부터 가족계획정책이 시행된 1963년까지 태어나 대한민국의 경제성장에 엄청난 영향을 끼친 한국 경제발전의 주역들. 이들은 대한민국을 70년 남짓한 기간 동안에 전쟁후진국에서 중진국을 거쳐 선진국 문턱에까지 올 수 있게 견인해 왔다.
그 치열한 시간들을 견디며 살아온 ‘베이비부머’ 세대들은 이제 일을 놓고 제2의 인생을 살아가야하는 시기가 왔다. 이들 중 대부분은 은퇴 후 놀자는 생각보다 새로운 일을 하려는 생각이 강하다. 하지만 시대 특성 상 실버 세대들에게 허락된 일자리가 그리 많지 않다. 이에 자연스레 창업을 생각하게 된다.
창업을 하는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공통적으로 어려워하는 부분이 있다. 그것은 바로 직원 관리다. 요즘의 2.30대는 영 뺀질 뺀질 하게만 보이고, 자기 세대와는 다른 불성실함에 화가 머리 끝까지 차오른다는 ‘베이비부머’ 창업자들. 왜 이렇게 다른 세대들의 행동거지는 하나같이 마뜩잖아 보이는 걸까. 그것은 ‘베이비부머’ 세대들의 눈높이가 너무나 높기 때문이고, 다른 세대를 이해하고 배려 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른바 MZ세대라 불리는 이들은 그간의 사회 통념을 벗어난 사고와 행동을 하고 있는데 이들은 예전의 시선으로 바라본다면 죽어도 그들을 이해할 수 없다.
일전에 인도네시아 한인식당을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매장은 40평 남짓 되어 보이는데, 직원이 20명 정도가 근무를 하는 것을 보고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한국인 대표는 여기 사람들은 시키는 것만 하기 때문에 빈 그릇 치우는 직원, 서빙 하는 직원, 계산 하는 직원, 주문 받는 직원 등을 다 따로 고용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예전에 인도네시아는 네덜란드 식민지였다. 식민지 통치 방식 중에 시키는 것만 하게 하는 방식이 있다고 한다.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아직까지 그 방식에 길들여진 채 그대로 살아오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한국인 대표는 그 인도네시아 사람들의 고용을 보장해 줬다. 인건비를 아끼려 한 명에게 많은 일을 시키지 않았다. 인도네시아의 과거를 이해하고, 그들의 현재를 배려해 준 것이다.
배려와 관련한 또 다른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 탈무드 이야기다. 탈무드 제2장에 ‘맹인과 등불’이라는 이야기가 수록돼 있다. 어떤 사람이 캄캄한 밤에 거리를 지나고 있었다. 그때 맞은편에서 장님이 등불을 들고 걸어오는 것이 보였다. 이 사람은 그 이유를 알 수가 없어, 장님에게 넌지시 물어보았다. "앞도 보지 못하면서, 불은 왜 들고 다닙니까?" 그러자 장님이 이렇게 대답했다. "제가 등불을 들고 다니는 것은 저를 위함이 아닙니다. 남을 위한 것입니다. 내가 불을 들고 걸어가면, 눈 뜬 사람들이 나를 알아보고 피할 수 있을 테니까요"
인도네시아의 사례와 탈무드 이야기를 복기해보면 ‘베이비부머’ 세대들 역시 MZ세대들을 향해 배려와 기다림의 인정을 내보여야 할 것 같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해야 한다. ‘베이비부머’와 같은 위대한 세대를 과연 어떤 세대들이 만족을 시킬 수 있을까. 후배들을 인정하고 배려하는 마음으로 창업을 시작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자영업을 하는 내내 불행과 함께 하게 될는지 모를 일이다.
그간 ‘베이비부머’ 세대가 힘들고 어려운 시간들을 등불 하나에 의지한 채 무척이나 힘들게 왔음을 알고 있다. 이제 그 등불의 사용 용도를 자신에서 타인으로 옮겨야 한다. 오포 세대, 칠포 세대라 불리며 나름의 힘든 시간을 견뎌내고 있는 요즘의 젊은 세대들을 위해 위대한 세대들이 들고 있는 환한 등불을 빌려주시길. 그 배려의 등불이 당신 창업의 앞길을 반드시 환히 밝혀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