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우크라이나 쇼크 지속 파장..불확실성 속 재계 총수들 투자 적극

신동빈 롯데 회장이 22일 메타버스로 진행된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롯데 제공
신동빈 롯데 회장이 22일 메타버스로 진행된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롯데 제공

 2022년 임인년 새해 들어 경제·산업계가 처한 여건은 녹록지 않습니다. 연일 '쇼크', '리스크' 등의 우울한 단어들이 따라 붙습니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수는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기하 급수적으로 늘며 23일 0시 기준 17만명을 돌파하며 역대 최다를 기록했습니다.

이런 와중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군사적 대치 긴장감은 극도로 고조되는 양상입니다. 

원자재 값은 날로 뛰며 물가 상승을 보이고 있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등 각국은 금리 인상으로 긴축 모드에 돌입했습니다. 불확실성이 어디까지 번질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대한민국 재계 리더들은 위기 속에서 미래 먹거리 확보라는 기회를 얻기 위해 신사업 투자를 꾸준히 이어가는 모습입니다. 

특히 업역이 다르더라도 AI(인공지능)·메타버스·블록체인·로봇 등 4차산업혁명 관련 기술들에도 공통적으로 눈독을 들이는 모양새입니다. 말그대로 융복합 시대입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메타버스' 회의가 대표적입니다.

롯데는 지난 22일 주요 경영진이 참여해 그룹의 주요 현안과 사업 전략을 논의하는 메타버스 회의를 열었습니다.

메타버스 회의를 직접 제안한 신 회장은 "두려움을 극복하고 앞서가면 우리가 기준이 될 수 있다"며 "화성보다 먼저 살아가야할 가상융합 세상에서 롯데 메타버스가 기준이 되도록 노력하자"고 의지를 내비쳤습니다.

실제 롯데는 '초실감형 메타버스 라이프 플랫폼'으로 메타버스 시장을 선도할 계획입니다.

롯데정보통신은 칼리버스를 인수해 실사 기반 메타버스 서비스를 준비 중입니다. 롯데벤처스는 메타버스·VR 관련 스타트업 투자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메타버스에 진심입니다. 

정 회장은 올해 그룹 신년회를 메타버스 상에서 열었고, 곧이어 미국 CES에서 로보틱스와 메타버스를 결합한 '메타모빌리티' 비전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로봇 전문 기업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해 로보틱스 분야도 선도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대표 전자기업도 로봇 사업에 적극적입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선택과 집중' 포트폴리오를 통해 미래 사업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LG전자는 휴대폰에 이어 태양광 패널 사업 철수를 결정했고 대신 IT(정보통신), ID(인포메이션디스플레이), 로봇 등 미래 사업에 힘을 싣겠다는 전략입니다.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이 글로벌 초거대 AI 생태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LG제공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이 글로벌 초거대 AI 생태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LG제공

AI는 삼성·현대차·SK·LG그룹 등 국내 4대 그룹 총수들의 공통적인 화두입니다. 투자도 전폭적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미등기 무보수로 SK텔레콤(SKT) 회장을 겸직하며, AI 사업과 디지털 혁신 가속화에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습니다.

LG AI연구원은 최근 구글 등 다양한 산업 분야 국내외 13개 기업이 모인 ‘엑스퍼트 AI 얼라이언스’를 발족하고 글로벌 초거대 AI 생태계의 본격적인 확장에 나섰습니다. 현대차그룹도 AI연구소 설립 추진을 공식화했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지난해 8월 가석방 이후 첫 해외 출장 방문지를 캐나다 삼성전자 인공지능(AI) 센터로 택했고, AI를 비롯한 전략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약속한 바 있습니다.

한편 아직 뜨거운 감자인 블록체인·암호화폐 분야에 대한 대기업들의 관심도 주목됩니다.

LG전자는 올해 주주총회에서 △블록체인 기반 소프트웨어의 개발 및 판매 △암호화 자산의 매매 및 중개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할 예정 입니다.

정의선 회장도 올 CES에서 블록체인 관련 부스를 들르며 취재진에게 "아주 얇은 삼성전자의 TV와 친환경 업체, 블록체인 업체 전시물이 눈에 띄었다"고 소감을 말해 추후 연관 사업 검토 가능성에 대한 시장 기대감도 나왔습니다.

재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어느 기업은 무슨 업종이라는 식의 구분이 있었다"며 "이제 융복합 첨단 기술 시대가 도래하면서 기존의 전문 업종과는 상관없이 경계를 넘나드는 무한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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