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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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클레임] 좋게 말하든 나쁘게 말하든, 사람들은 자신의 입장에서 이해하고 듣고 싶은 대로 듣는다. 특히 단어나 대화가 다양하게 들리고 해석될 수 있는 모호성을 지닐수록 더욱 심하다. 그러다보니 사람 간의 오해가 생기고 다툼이 발생하며 끝내 관계가 끊어지고 서로 등 돌리는 사태가 만들어진다.

이번 논란도 비슷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모호성을 지녔다는 점에선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다.

최근 짤짤이를 두고 온라인이 시끄럽다. 논란의 전말은 이러하다. 더불어민주당 최강욱 의원은 지난달 28일 민주당 동료 의원·보좌진과 온라인 화상 회의를 진행했다. 당시 같은 당 A의원이 카메라를 켜지 않아 모습이 보이지 않자 최 의원은 “얼굴을 보여 달라”고 했다고 한다. 이에 A의원이 “얼굴이 못생겨서요”라고 답했고, 최 의원은 “XX이 하느라 그러는 거 아니냐”라고 물었다고 한다. 그의 발언에 회의에 참석했던 복수의 여성 보좌진들은 최 의원의 발언에 불쾌감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최 의원의 주장은 달랐다. 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A의원의 화면이 꺼져있고 목소리만 나오자 ‘왜 안 나오냐’며 학교 다닐 때처럼 짤짤이를 하는 것이냐는 식의 농담이 있었다”면서 “심각한 분위기를 환기하기 위한 가벼운 농담에 불과한 발언이었음에도 그 취지가 왜곡돼 보도된 것에 심각한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화 당사자에 대한 확인 취재가 있었다면 결코 성희롱 의도의 발언이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음에도 확인 취재가 없어 안타깝다. 다만 발언의 전후 맥락을 떠나 발언이 오해를 일으켜 불쾌감을 느끼게 해 드린 점에 대해서는 참석자 여러분께 유감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최 의원은 결코 성희롱 의도 발언을 한 적 없다는 해명과 함께 자신의 말이 오해를 불러일으킨 점에 대해 유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그의 해명을 듣는 이들은 없다. 절대 ‘짤짤이’라고 말했을 리 없다며 ‘눈막귀막’한 채 비난만 주구장창하고 있다. 한 술 더 떠 민주당 지도부에선 윤리심판원을 통한 징계 절차 검토에 돌입했다.

이번 사태로 사람들은 본인 듣고 싶은 대로 듣는다는 게 다시 한 번 이해된다. 혹은 듣는 이의 평소 관심사가 반영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이와 관련한 예로 ‘봇물이 터지다’가 있다. ‘봇물이 터지다’는 ‘일이나 감정의 상태가 급격히 활성화 되다’는 뜻을 담고 있다. 그런데 ‘봇물이 터지다’는 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성적인 발언으로 받아들여 오해가 생기는 경우가 허다하다. 본인들 머릿속에 들어있는 수준이 아닌 상대방을 탓하니, 말을 뱉은 당사자 입장에선 참으로 억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무엇을 말해도 해명은 안 되고 논란만 커지는 상황. 차라리 “그냥 너희들 듣고 싶은 대로 듣고 해석하고 싶은 대로 해라”라고 말하며 배째는 게 최선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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