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호 이학박사
김철호 이학박사

[뉴스클레임] 식당을 개업하려는 이들에겐 두 가지의 선택지가 있다. 하나는 자신만의 가게를 일궈나가는 것. 또 하나는 프랜차이즈에 가맹계약을 하여 운영하는 것. 어느것이 좋다 나쁘다 할 것은 없다. 자신의 상황에 맞게 선택하면 되는 일이다. 하지만 요즘 사람들은 너무 쉽게 프랜차이즈를 선택한다는 느낌을 받곤 한다. 자신의 손으로 일부터 백까지 이루는 성취감을 추구하는 이들이 적어진다는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프랜차이즈는 가게를 처음 운영하는 사람이더라도 쉽게 가게 운영 노하우를 받아 들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메뉴와 재료도 본사에서 정해진 것으로 서비스하면 되니 손쉽다. 하지만 이를 반대로 말하면 자신의 생각을 식당에 적용하지 못한다는 이야기다. 타인의 생각과 전략으로 장사해야 한다.

충분히 자신이 처음부터 끝까지 식당을 개업해 운영 할 능력이 있는 이들에게 필자는 다음과 같은 예를 하나 들어준다. 화전민들이 산을 농토로 만들 때 독이 되는 자리가 많다. 하지만 그 자리를 아주 못쓸 땅이라고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그 땅을 어떻게든 살려내겠다는 의지가 있으면 그 땅은 비옥한 토지가 될 수 있다. 그 안 좋은 땅이 옥토가 되기 위해선 노력과 함께 생각을 달리 해야 한다.

창업을 할 때도 어려움을 극복해야 할 각오를 해야 한다. 피해선 안 된다. 화전민이 논밭을 개간할 때 자갈을 다 고른다. 누구는 자갈을 없애는데 급급한데, 누구는 그 자갈로 탑 혹은 담을 쌓는다. 그렇게 하면 후에 돌이 분명 필요한 일이 생길 때 사용할 수 있고, 미관상 보기도 좋다. 창업도 마찬가지다. 불모지에서 시작하는 화전민과 같이 옥토를 만들기 위해 경험하고 경우의 수를 많이 겪은 사람일수록 진정한 창업가의 면모를 발산한다.

프랜차이즈는 속성주의다. 자신이 창업주가 돼 전통적인 명가가 되려는 생각을 가진 이가 없다. 참담하다. 곰삭은 식당들이 많아져야 하는데 다들 트렌드만 쫓기 바쁘다. 이래서 백 년은 고사하고 십 년을 버틸 수 잇는 가게들이 대체 몇이나 될는지 걱정이 앞선다.

군자고궁(君子固窮)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군자는 어렵고 궁핍할 때 더 굳고 심지가 깊어진다는 뜻이다. 공자와 제자들이 진나라에 있을 때 양식이 떨어져 따라간 자들이 쇠약해져 일어나지 못했다. 자로가 화가 나서 공자를 뵙고 말하기를 “군자도 또한 곤궁함이 있습니까?” 그러자 공자는 “군자라야 본래 곤궁할 수 있으니, 소인은 곤궁하면 바로 넘쳐버린다.”라고 말했다.  

군자고궁에는 내 뜻을 굽혀 세속의 편한 길을 따르느니 떳떳한 역경을 선택한다는 결연함이 담겨 있다. 군자는 역경을 겪을수록 더 강해진다. 소인은 다르다. 소인은 재물을 잃으면 안절부절못하고, 목숨이 위태로워지면 혼비백산한다. 죽음을 모면하기 위해서 무슨 짓이든 하기 때문에, 평소의 모습을 유지하지 못한다. 넘쳐버린다는 말은 강물이 강을 따라 흐르지 못하고 범람한다는 뜻이고, 제 갈 길을 잃어버리는 뜻이다. 식당을 일구려는 모든 이들이 군자의 마음을 갖길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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