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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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클레임]  일본의 소니는 1953년 ‘동경전신공업’이라는 회사로 출발했다. 회사가 이름을 소니로 바꾸려고 할 때 거래은행이 반대했다. 이름이 알려지는 데 자그마치 10년이나 걸렸는데 새 이름으로 바꾸면 곤란할 것이라는 충고였다.

소니는 “새 이름은 회사가 세계로 뻗어 가도록 해주는 반면, 지금 이름은 외국 사람들이 발음하기 쉽지 않다”며 은행을 설득해야 했다.

그 소니가 히트상품인 워크맨을 개발했을 때였다. ‘워크+맨’이라는 이름은 그럴 듯했다. 하지만 회장 모리타 아키오가 싫어했다. ‘워킹 스테레오’로 이름을 바꾸자고 주장했다.

부하 직원들은 회장에게 휴대용 녹음기라는 이미지에 워크맨이 더 잘 어울릴 수 있다고 납득시켜야 했다. 워크맨이라는 이름은 어렵게 태어날 수 있었다.

카메라와 필름으로 다국적 기업으로 성장한 코닥은 세계를 겨냥한 이름이었다. 회사 이름을 K로 시작해서 K로 끝나는 문자로 만든 것이다. 세계 어디에서도 ‘코닥’이라는 같은 발음을 내기 때문에 코닥을 회사 이름으로 정했다고 했다.

뒤퐁이 나일론을 개발했을 때 신제품의 이름은 ‘레이온 66’이었다. 그러나 이런 이름으로는 성공할 것 같지 않았다. ‘작명 위원회’까지 구성, 2년 6개월 동안 제품의 이름을 만들기 위해 고심했다. 그래서 나온 게 ‘나일론’이다. 나일론은 ‘올이 잘 풀리지 않는다’는 ‘norun’에서 따왔다고 한다.

이름은 이렇게 중요하다. 기업의 이름은 물론 상품 이름도 좋아야 잘 만들 필요가 있다.

이름 때문에 곤경에 처하는 경우도 있다. ‘미스에어(Misair)’라는 이집트의 항공사는 프랑스 사람에게 인기가 없었다고 한다. 미스에어가 프랑스어로 ‘비참한’이라는 뜻인 ‘미제르’라고 읽혔기 때문이다. 항공사의 이름에서 비행기 사고를 떠올리게 되었던 것이다.

EMU라는 항공사는 호주에서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EMU는 호주에서 서식하는 에뮤라는 새를 지칭하는 말이었다. 이 새는 날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의 닛산은 스포츠카인 ‘페어 레이디’를 미국에 출시했다. 하지만 판매가 신통치 않았다. 원인을 조사해 보니 ‘페어 레이디’라는 이름이 스포츠카와 어울리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었다. 이름을 ‘240Z’로 바꾸자 판매가 늘어날 수 있었다.

그런데 기업뿐 아니라 국가도 이름을 고치고 있다. 터키 정부가 영문 국호를 ‘튀르키예’로 변경해 달라고 유엔에 요청했다는 소식이다. 영어 이름은 ‘터키’가 칠면조의 터키와 스펠링이 같아서 껄끄럽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일반명사로 멍청이, 패배자라는 의미이기도 해서 많이 거북하다고 했다.

우리는 대통령실의 이름을 짓고 있다. 대통령실새이름위원회가 집무실 이름 ‘후보작’으로 ▲국민의집 ▲국민청사 ▲민음청사 ▲바른누리 ▲이태원로22 등을 선정했다고 발표하고 있다. 무려 ‘3만 건’의 응모작 가운데 선정한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작을 대상으로 국민 온라인 선호도 조사가 시행된다는 발표다.

대통령실의 이름도 중요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더라도 그 ‘비용’은 헤아려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전비용’을 놓고도 말들이 많았는데, 이름을 짓는 ‘작명비용’도 추가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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