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클레임] 지난 2022년은 들리지 않았으면 하는 안타까운 소식이 연이어 들려왔던 한해였다.
이태원 참사의 충격과 슬픔이 가시기도 전에 지난달 29일 제2경인고속도로 과천 방음터널 구간에서 화재 참사가 발생했다. 이 사고는 지난달 29일 오후 1시 49분쯤 과천시 갈현동 제2경인고속도로 성남 방향 갈현고가교 방음터널을 지나던 5톤 페기물 운반용 트럭에서 처음 발생했다. 이 사고로 총 길이 830m 방음터널 가운데 600m 구간이 불에 탔고, 이로 인해 5명이 사망하고 41명이 다쳤다.
새해를 코앞에 두고 발생한 화재 사고였던 터라 그 충격과 안타까움은 더욱 컸다. 더는 도로 위에서 운전자들이 다치거나 죽지 않고 자신의 집으로, 일터로, 공간으로 안전히 돌아가길 바라는 마음도 커졌다. 하지만 ‘도로 위 암살자’가 그 바람을 무너뜨렸다.
16일 경기북부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후 9시 10분쯤 구리포천고속도로 포천 방향 축석령 터널 약 500m 인근 지점에서 차량 44대가 연쇄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사고 차량 중 승용차 조수석에 타고 있던 40대 여성 1명이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 남성 3명은 중상을 입었고, 중상자들은 현재까지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상자는 30여명으로 파악됐다.
이날 사고는 가장 앞서가던 SUV가 빙판이었던 1차로에서 3차로로 미끄러지며 속도를 급하게 줄이면서 시작됐다. 뒤따르던 차량 수십 대가 잇따라 앞차를 추돌했고, 일부는 급히 속도를 줄이다가 미끄러지면서 가드레일을 들이받았다.
사고원인을 조사 중인 당국은 얇은 빙판, 이른바 ‘블랙아이스’ 현상을 이번 사고의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블랙아이스는 도로 위의 녹은 눈이나 비가 갑작스러운 기온 저하로 인해 얼어붙으면서 얇은 빙판이 되는 현상이다. 시간상으로는 기온이 떨어진 늦은 저녁이나 안개가 낀 이른 새벽에 많이 발생한다. 그늘진 도로나 터널, 지하도, 교량, 고가도로 등에서도 많이 생긴다.
실제 사고 당일 포천에는 대설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오전부터 눈이 내렸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과 소방관들도 살짝 얼어붙은 미끄러운 도로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도 구리포천고속도로 포천방향 축석령 터널 인근에서 발생했다. 블랙아이스 현상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원인이 총집합됐다.
겨울철에는 이런 사고에 늘 긴장을 늦추지 말고 조심해야 한다. 특히 블랙아이스는 도로 위 매연이 함께 얼면서 검은색을 띠기 때문에 주행 중 발견하기 힘들어 ‘도로 위 암살자’라고도 불리기 때문에 더더욱 조심해야 한다.
운전자들의 안전운행도 필수다. 운전경력이 길고 실력이 뛰어나다고 해도 한번 삐끗하면 작은 접촉사고가 2차, 3차 사고를 불러와 큰 사고로 이어진다. 빙판길에서는 충분한 거리를 두고, 브레이크는 여러 차례 나눠 밟아야 한다. 불필요한 차선 변경도 하지 말아야 한다. 블랙아이스 위험 지역 부근에 미끄럼 방지용 제설 염화 칼슘 등을 뿌려놓는 등 정부의 선제적 조치 또한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다친 이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전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