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현지에 파병 중인 아크부대를 방문, 장병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현지에 파병 중인 아크부대를 방문, 장병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뉴스클레임] 

“아랍에미리트(UAE)의 적은, 가장 위협적인 국가는 이란”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UAE 방문 중 발언이다. 이란 외교부는 자국과 UAE의 관계에 대한 몰이해이자 외교적으로 부적절한 언사라며 우리 정부에 해명을 요구했다.

외교부가 내놓은 해명은 “임무 수행에 최선을 다하라는 격려 차원의 말씀이다. 이란과의 관계 발전에 대한 의지는 변함없다”였다. 대통령실도 “UAE에 파견된 우리 장병들을 격려하기 위한 취지의 발언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어떤 해명을 내놓아도 이번 발언은 위험천만한 발언이자 외교 결례다. 무엇보다 이란 정부는 자국을 UAE의 적으로 규명한 윤석열 대통령 발언 자체가 틀렸다. 주한이란대사관도 이를 꼬집으며 “이란은 UAE와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두 번째 경제 교역 상대국인 UAE와의 관계를 발전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놓고 잘못된 부분을 지적해주고 있음에도 외교부와 대통령실은 “장병 격려 차원에서 한 발언이고 한국-이란 관계와는 무관하다”라는 핵심 빠진 해명만 되풀이하고 있다.

이란 측은 한국 당국의 입장 정정을 요구하며 항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레자 나자피 법무·국제기구 담당 차관은 기존 이란 외무성 및 주한이란대사관이 밝힌 입장보다 더욱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이란이 걸프 지역 대다수의 국가들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을 “이 같은 우호적 관계를 방해하고 지역이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윤 대통령 발언 자체뿐만 아니라 양국 간 관계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까지 언급했다. 나자피 차관은 한국 내 동결돼있는 이란 자금을 거론, “분쟁 해결을 위해 유효한 조처를 하지 않을 경우 양국 관계를 재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말 한마디로 외교 악재가 발생했다. 무역 상대국이기도 한 이란과의 관계 복원을 위해 쏟아온 노력이 이번 발언 하나로 헛된 꼴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앞서 윤석열 정부는 비속어 논란 보도로 국익이 훼손됐다며 언론사를 상대로 정정보도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스스로 벌인, ‘외교 참사’에 따른 국익 훼손에 대해서는 어떤 태도를 취할까. 윤석열 대통령이 책임지고 “UAE 적은 이란” 발언을 진화해야 함이 시급해 보인다. 이란 측의 오해가 없도록 잘못된 발언을 바로잡고, ‘이란과의 관계 발전을 위한 변함없는 의지’를 제대로 전달해야 한다.

저작권자 © 뉴스클레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