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클레임]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돈봉투 파문과 관련, “50만 원은 사실 한 달 밥값도 안 되는 돈”이라고 했다고 한다. 장 최고위원은 라디오에 출연, “당연히 국민들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릴 수밖에 없다”면서도 “50만 원은 지급할 수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은 든다”고 했다는 것이다.
이에 앞서 같은 당 정성호 의원은 라디오에서 “부끄럽고 죄송하다”고 하면서도 “전체적으로 큰 금액이라고 생각하지만 실무자들의 차비, 기름값, 식대 정도 수준”이라고 했다고 한다.
“죄송”이라는 전제가 있었으니 그 부분은 제외하고 ‘금액’만 놓고 따져보자.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하반기 임금근로자 2168만4000명 가운데 월급 100만 원 미만인 근로자가 198만 명에 달한다고 했다. 월급 100만∼200만 원 미만인 근로자는 308만8000명이었다.
자그마치 500만 명 넘는 근로자의 월급이 200만 원 미만인 것이다. 비율로는 23.3%라고 했다. 5명 가운데 1명은 200만 원 미만의 ‘박봉’이라는 얘기였다. 이들에게 ‘300만 원’은 한 달 월급보다 훨씬 많은 ‘큰돈’이 아닐 수 없다.
지난달 금융취약자들은 50만 원의 대출을 받으려고 시쳇말로 ‘선착순’으로 몰려들고 있었다. ‘50만 원’도 결코 가벼운 돈일 수 없다는 증거다.
여야가 선심 쓰듯 지원 대상을 늘리자고 한 대학생 ‘천원의 아침밥’은 한 끼에 1000원이다. 대학생들이 토요일과 일요일을 제외하고 한 달 내내 먹어도 20만 원이다. 대학생에게 ‘50만 원’은 아침밥을 두 달 넘게 해결할 수 있는 ‘거금’이다.
몇 해 전, 어떤 장관 후보자가 ‘고액 고문료’와 관련, “서민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세계가 있다”고 했다가 여론의 거센 비판을 받은 적 있었다. 되레 후보자가 서민들이 왜 푼돈마저 쪼개고 또 쪼개며 살고 있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 같았다.
그랬는데 지금 또 300만 원, 50만 원이 별것 아니라는 듯한 말을 듣고 있다. 그러다가 ‘표’가 떨어질 것이라는 ‘후폭풍’은 생각하지 않았는지.
이번 파문은 민주당에서 불거졌지만 국민의힘은 또 어땠나. 서민들은 아직도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의 ‘차떼기 사건’을 잊지 못하고 있다. ‘차떼기’로 옮길 만한 뭉칫돈은 감히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사건이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