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클레임] 추석의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다.
그 가운데 ‘전쟁 유래설’도 있다. 추석은 신라가 발해와의 전쟁에서 이긴 ‘승전기념일’이라는 설이다.
일본 스님 엔닌(圓仁)이 쓴 ‘입당구법순례행기(入唐求法巡禮行記)’라는 기행문에 나오고 있다.
엔닌은 당나라에서 신라 사람들이 거주하는 신라인촌(新羅人村)에서 추석을 맞고 있었다. 그런데 신라 사람들이 이날을 특별하게 기념하고 있었던 것이다.
“노승들의 말에 의하면, 신라가 옛날 발해와 전쟁을 할 때 이날 승리했기 때문에 명절로 정하고 음악과 춤을 즐기던 것이 오래도록 이어져 왔다,”
당시 일본은 한참 뒤떨어진 ‘후진국’이었다. 엔닌이 당나라에 갈 수 있었던 것도 ‘선진국’ 신라의 뛰어난 항해술 덕분이었다고 했다.
항해술이 발달하지 않았다면 신라는 당나라에 ‘신라인촌’을 건설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신라의 항해술은 ‘장보고(張保皐)’라는 이름이 증명해주고 있다.
어쨌거나 추석은 ‘민족명절’이다. 햇곡식이 나오는 등 계절적으로도 풍성한 시기에 맞는 명절이다.
그래서 ‘가야물감야물(加也勿減也勿)’이라고 했다. 더하지도 말고, 덜하지도 말라는 얘기다. 한가위만큼만 모든 것이 풍성했으면 좋겠다고 바랄 때 쓰는 말이다. 당나라의 ‘신라인촌’에서도 엔닌이 놀랄 정도의 잔치판이 벌어졌을 것이다.
그 추석 음식 가운데 빠질 수 없는 게 ‘송편’이다. 방랑시인 김삿갓의 수많은 작품 가운데 ‘송편(松餠)’이라는 시도 있다.
“손바닥 위에 놓고 빙빙 돌려서 새알을 만들고(掌上回回成鳥卵)/ 손가락 끝으로 조개 같은 입술을 하나씩 합치네(指端個個合蚌脣)/ 금 쟁반에 봉우리 천 개를 쌓아 올리고(金盤削立千峰疊)/ 옥 젓가락으로 둥근 떡을 들어 올리는구나(玉箸懸來半月圓).”
세상을 등지고 방랑하던 김삿갓도 추석 때에는 가족이 많이 그리웠을 것이다. 온가족이 둘러앉아 오순도순 이야기를 하며 송편 빚던 지난날을 떠올리며 시를 읊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오늘날의 추석은 좀 달라졌다. 가족이 모여 앉아 송편을 빚는 것은 ‘추억’이 되고 말았다. 마트에서 구입해서 먹으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KB국민카드의 설문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고객 패널 '이지 토커' 중 42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했더니, 80%가 시중에서 판매하는 음식을 명절음식으로 구매하겠다고 응답하고 있었다. 음식의 종류는 전과 떡, 고기, 나물 등이라고 했다.
이를 겨냥한 ‘이색송편’도 나오고 있다. 호박송편, 검은콩송편, 쑥팥송편 등등이라고 했다.
‘업그레이드된 송편’의 소식도 들리고 있다. ‘송편튀김’이다. 찐 송편과 달리 튀김옷을 입혀 고소함과 바삭함을 극대화한 음식이라고 했다.
‘송편떡볶이’도 있다. 송편의 달콤한 맛에 떡볶이의 매운 맛이 어우러진 맛이라고 한다. ‘송편 탕후루’라는 것까지 등장했다는 소식이다. 하지만, 맛은 좋을지 몰라도 그 송편에는 아무래도 가족들이 모여서 빚던 송편처럼 ‘사랑과 정성’은 담겨 있지 않을 듯싶은 것이다.
그래도 모처럼의 ‘6일 연휴’다. 그것만으로도 느긋한 추석이 아닐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