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전 전주페이퍼 서울사무소 앞에서 열린 '전주페이퍼 산재 사망 19세 청년노동자 추모 및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 사진=진보당
26일 오전 전주페이퍼 서울사무소 앞에서 열린 '전주페이퍼 산재 사망 19세 청년노동자 추모 및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 사진=진보당

[뉴스클레임]

매년마다 특성화고 현장실습생과 졸업생의 사고가 이어져 온다. 그때마다 얼마든지 막을 수 있는 사고였다고 외치고, 이들의 죽음에 우리는 분노하곤 한다. 더는 또 다른 실습생과 졸업생들이 다치고 죽지 않게, 안전하게 일할 수 있도록, 진상규명할 것을 촉구하고 중대재해처벌법을 적용해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외치지만 안타까운 죽음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지난 16일 전주시 팔복동 전주페이퍼 공장 내 설비실에서 작업 중이던 19세 노동자가 심성지 상태로 발견됐다. 19세 노동자 A씨는 출동한 소방당국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숨졌다. 

입사 6개월 만의 일이었다. A씨는 전남 순천의 한 특성화고를 졸업하고 현장실습 이후 해당 회사에 정직원으로 입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일요일에 혼자 작업 중 사고를 당했고, 사고 발생 후 약 1시간 가까이 방치되다 세상을 떠났다. 당일 작업 시 2인 1조로 작업을 수행해야 한다는 원칙은 지켜지지 않았고, 사후구호 조치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심지어 사측은 고인과 유가족에게 공개 사과 한마디 없이 오히려 고용노동부의 현장 작업 환경측정을 앞두고 산재 사고 현장을 깨끗이 청소하며 사건 은폐를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산재 사망 현장을 의도적으로 은페한 것이다. 여기에 현장에서 유독가스가 나오지 않았다며 오히려 사고의 원인으로 고인의 평소 건강상태를 들먹이는 발언까지 했다. 일터에서 돌아오지 못한 청년노동자를 두고도, 하루아침에 자식을 잃은 유가족을 두고도 그 누구 하나 사과하지 않고 책임지지도 않는 모습이 참으로 끔찍하다.

유가족 측은 전주페이퍼의 공개 사과와 진상규명이 이뤄질 때까지 장례를 미루기로 결정했다. A씨가 편히 눈 감을 수 있도록, 유가족의 슬픔과 분노, 상처가 아물 수 있도록, 또 다시 일하다 죽는 일이 없도록 즉각 전주페이퍼를 특별근로감독하고 철저하게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 유가족과 시민사회단체의 요구대로 고용노동부는 전주페이퍼를 조사하고 즉각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해야 한다. 만일 법 위반사항이 발견되는 경우엔 중대재해처벌법을 적용해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 

무엇보다 고인의 사망이 의문투성이인 만큼 생명에 치명적인 유독가스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에서 2인 1조로 작업이 이뤄지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지, 고인이 호흡 보호장비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작업 전 대기측정도 안전교육도 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지 답해야 한다. 다른 언어를 공부하고, 악기를 공부하고, 경제에 대해 공부하고, 편집기술을 배우기를 원했던 꿈 많은 청년을, "아들의 억울한 죽음에 대한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마음을 단단히 먹으려 한다"는 고인의 어머니의 호소를 또 한번 짓밟아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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