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국민청원 홈페이지
사진=국민청원 홈페이지

[뉴스클레임]

우리나라 직장인 평균 연봉은 약 4214만원이다. 중위값은 3165만원이다. 지난 2월 9일 국세청이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귀속 근로소득자 2054만명의 연간 총 급여는 865조4655억원으로 확인됐다. 1인당 평균 급여는 4214만원이다. 월 350만원을 버는 셈이다. 

이를 기준으로 두고, 한 달 약값으로 200~300만원이 나간다고 해보자. 맞벌이하는 배우자라도 있으면 부담을 줄어들겠지만, 1인 가구거나 가정이 있는 경우엔 큰 부담이 되는 금액이다. 통장에 들어온 월급의 대부분이 약값으로 나가니, 제대로 된 생활도, 노후 준비도 할 수 없다. 베링거인겔하임의 '오페브(성분명: 닌테다닙)'의 급여화를 요구하는 폐섬유증 환자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최근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비급여 약제 오페브의 급여화를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자신을 쇼그렌증후군을 확진받고 발병 초기부터 폐섬유증 진단 후 치료를 병행하고 있다고 소개한 청원인은 오페브로 약제를 변경해야 한다는 주치의의 권고가 있었으나 비급여로 인해 30일분의 약값이 한 달에 300만원에 달해 '돈 없으면 죽는다'는 말이 절실하게 와 닿는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오페브는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의 치료제다. 이렇다할 치료제가 없는 특발성폐섬유증, 간질성폐질환 등의 질병에서 약화를 지연시키는 약물이다. 국내에는 2016년 희귀의약품으로 허가를 획득, 2017년 출시됐으나 지금까지 급여 적용이 되지 않고 있다. 2021년 약제급여평가위원회 심의 대상에 올랐지만 결국 비급여로 결정됐다. 이에 약제비 부담으로 치료를 포기하거나 중단하는 환자들도 상당수 존재하고 있는 실정이다. 

오페브 약제의 급여 적용을 촉구하는 청원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1년에도 이 같은 청원이 올라왔지만, 동의 수를 채우지 못해 만료·폐기됐다. 

그 사이 '오페브'는 급여 등재에 재도전했다.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은 지난 3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오페브 급여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는 지난해 발표된 3상 임상 시험 결과도 제시한 만큼 유의미한 논문 데이터를 근거로 급여 등재에 힘쓰겠다는 입장이다. 

무조건 급여 인정을 해달라는 게 아니다. 오페브를 사용할 정도면 다른 치료제에 내성이 생긴 상황인데, 부담스러운 약값 때문에 마지막 희망을 놓아버릴 수밖에 없는 환자들을 다시 한 번 봐달라는 것이다. 예산은 이런 데 갖다 쓰라는 것 아닌가. 약값에 허덕이는 많은 환자들이 급여를 절실하게 기다리고 있다. 5만명의 동의까진 역부족이지만, 해당 청원이 오페브 급여 재도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를 바란다. 청원인과 환자들의 호소가 관련 결정권자들과 국민들에게 전해져 이들에게 좋은 소식이 전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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