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임 만평 박명규 작가
클레임 만평 박명규 작가

[뉴스클레임]

국민 앞에서 고개를 숙였지만 결과는 처참하다. 140분간의 대국민 담화와 기자회견은 알맹이 없는 사과, 온갖 변명 등으로 넘쳐났다. 육성이 공개됐는데도 끝까지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오만과 독선만을 보였다. 기억에 남는 거라곤 "앞으로 부부싸움 많이 안하겠다"라는 말뿐이다. 

지난 7일 윤석열 대통령이 용산 대통령실에서 대국민담화를 열고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진심 어린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모든 것이 저의 불찰이고 부덕의 소치"라며 "임기 반환점을 맞아 국민께 감사와 사과 말씀을 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명태균 씨와 김건희 여사 논란을 포함한 여러 사안에 대해 질문을 받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김건희 여사를 향한 대외활동 자제요구와 관련해서 "앞으로 부부싸움을 좀 많이 해야 할 거 같다"고 답했다. 특히 "제 아내라고 변명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이걸 이해하는 바탕 위에서 잘잘못을 엄정하게 가리자는 것"이라며 "순진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제대로 된 답을 듣고 싶었던 국민들은 대통령의 무능력, 무책임만 재확인했다. 왜 사과를 하고, 무엇을 잘못했고, 앞으로 어떻게 바꿔나가겠다는 의지 대신 자신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힘들게 일했는지 구구절절 호소만 봤다. 

대통령의 품격도 찾아볼 수 없었다. 회견 초반과 달리 후반부에는 "하나 정도만 해. 목이 아프다"며 격의 없는 모습을 보였다. 서툴지만 한국말로 질무을 한 외신 기자를 두고 윤 대통령은 반말로 "말귀를 잘 못 알아듣겠다"고 말했다. 실로 낯이 뜨거울 정도로 부끄럽기 짝이 없다. 

심기가 불편한 국민에게 고개를 숙였지만 국민들의 심기는 더욱 불편해졌다. 140분간 변명만 내뱉을거면 대국민 담화와 회견을 왜 했냐는 비판도 쏟아진다. "2027년 5월 9일 제 임기를 마치는 그날까지 모든 힘을 쏟아 일을 하겠다"고 말했지만 담화 후 "탄핵으로 나라를 살리자"라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남은 임기 동안 초심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쇄신에 쇄신을 기하지 않으면, 남은 임기 대통령 자리를 지키기란 어렵다. 임기 반환점을 맞아, 늦었지만 이제라도 민심을 제대로 챙기고 국정운영을 제대로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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